매일신문

이원락의 운동교실-(8)병상생할(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람은 서 있으면 피가 다리 쪽으로 몰린다.

걷거나 달리기를 하면 다리의 근육이 움직여서 피를 심장 쪽으로 밀어 올려 보낸다.

그러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다리 쪽으로 피가 몰리는 경향 때문에 가슴 부분의 정맥 속에는 피 순환이 줄어, 심장으로 피가 적게 공급된다.

심장박출량도 줄어든다.

이런 경우 인체는 피 공급을 지속시키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심장박동을 좀 더 빠르게 한다.

그러나 4~7일 정도 병상생활을 한 뒤 일어나면 이런 적응 방법도 서서히 소실돼 기립성저혈압(일어서면 혈압이 떨어지는 것)이 발생한다.

기립성저혈압이 정상으로 되는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몸이 아파 침대생활을 해야 할 땐 누워만 있지 말고 자주 앉아 줘야 기립성저혈압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잠을 자거나 계속 누워 있으면 다리에 피가 쏠릴 겨를이 없어 심장 쪽으로만 피가 몰린다.

이때는 혈관 밖의 조직 속에 있던 체액도 혈관으로 모여 들며 이것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이뇨작용을 일으킨다.

좀 더 장기간 누워 있으면 잦은 이뇨작용으로 혈장(피의 물 성분)양이 줄어들고 적혈구(덩어리 성분) 비율이 높아져 피의 점성(끈적함)을 높인다.

2~4주 정도 침상에 누워있으면 적혈구가 더 빨리 감소돼 빈혈(묽은 피) 상태가 된다.

혈장은 침상생활 2주쯤 뒤면 전체의 15% 정도 줄다가 그 생활이 지속되면 30% 정도까지 내려간 뒤 유지된다.

사람의 평균 심박수는 1분에 70회 전후이지만 운동을 오랫동안 하면 심장은 점점 천천히 박동한다.

10여년 마라톤 연습을 한 필자는 49회 정도이다.

이것은 심장이 천천히 뛰어도 한 번에 충분히 많은 피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심장이 천천히 뛰기 때문에 휴식시간을 더 많이 갖게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평소 하던 운동을 그만두면 심장 크기와 심장 박출량이 점차 줄어든다.

자연히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도 피가 적게 흐르게 된다.

따라서 운동을 그만 둔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이전의 운동강도로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운동을 즐기던 사람이 20일 동안 누워 지내다가 다시 운동을 하면 이전의 최대 산소 섭취량을 회복하기까지 40일 정도 걸린다.

어느 철학자는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했지만, 나는 감히 '사람은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대구시워킹협회장·소망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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