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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옥입니다-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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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쓰다 씀바귀, 뜯어도 뜯어도 돌나물...'.

시장통 할머니들앞 플라스틱 함지박에 달래·냉이·쑥·씀바귀 같은 봄나물들이 소담스레 담겨져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이 도니 분명 봄의 즐거움 중 하나다.

우리 산천 어디서나 지천으로 돋아나는 봄나물. 옛 동요를 흥얼거리고 싶은 때이기도 하다.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나물캐러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 모두 캐보자/ 종달이도 높이 떠 노래부른다'.

지난 60~70년대만 해도 이맘때면 시골 들녘은 물론 도시 변두리의 공터나 밭둑 같은 데서도 나물캐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아낙들은 저녁밥상을 받고 기뻐할 가족들을 떠올리며, 처녀들은 부푼 연정을 봄바람에 식히느라, 아이들은 어른들 따라 들에 나온 재미로.... 허리께가 쑥 삐져나온줄도 모른 채 도란거리며 나물캐는 동네 언니들, 개구장이들을 따라나온 강아지.... 그리운 봄날 풍경의 하나다.

묵은 김장김치를 초봄까지 지겹도록 먹어야했던 시절과는 달리 온상 채소들이 1년 내내 밥상에 오르는 요즘이다.

'제철 채소'라는 용어 자체가 별 의미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긴 겨울의 혹독한 바람과 눈을 이겨내고 막 녹기 시작한 대지의 껍질을 뚫고 나오는 봄나물은 강한 생명력의 상징이다.

신선한 새 봄의 기를 받아 그 내음은 또 얼마나 향기로운가. 비닐 속에서 곱게만 자라 맛도 향도 밋밋한 온상 채소와는 격이 다른 것이다.

이른 봄의 들나물·산나물은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로 나른한 몸에 힘을 불어넣어준다.

향긋한 냉이와 쑥은 멀리 달아난 식욕을 다시 불러주고, 영어권에서 와일드 갈릭(wild garlic:들마늘)으로 불리는 달래나 쓴맛의 씀바귀는 한약재나 마찬가지다.

그 쌉싸름한 맛은 치네올이라는 정유(精油) 성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미각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봄나물은 손으로 조물조물, 바락바락 무쳐야 맛있다.

다른 나라의 야채샐러드나 볶음요리와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독특한 조리법이다.

그러고보면 봄나물은 한 해의 첫 계절에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저 땅 아래서는 어린 싹들이 영차! 영차! 땀을 흘리며 굳은 땅을 뚫고 있을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봄나물이라야만 진한 향기를 지닐 수 있다.

밥상의 냉이국, 쑥국, 달래무침을 보며 대자연의 선물이 새삼 고맙고도 미안스럽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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