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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잔디 몰아내고...서양잔디 축구장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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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잔디와 서양 잔디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아쉽게도 한국 잔디는 살아남지 못한다.

잔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잔디는 옆으로 뿌리를 내리는 반면 서양 잔디는 뿌리를 아래로 내리기 때문에 결국 한국 잔디가 말라 죽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경주 화랑교육원 축구장의 잔디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일월드컵 때 한국 월드컵대표팀의 훈련장소로 사용된 이곳은 원래 한국잔디 위에 서양잔디 씨가 뿌려지면서 한국잔디가 말라죽어 엉망이 되었다는 것.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국내 축구장에 심어진 서양 잔디는 여러가지 장점으로 그라운드에서 한국 잔디를 몰아내고 있다.

서양 잔디의 최대 강점은 연중 10개월(한국 잔디는 6개월) 정도 녹색을 유지, 활용 기간이 긴 점이다.

생육온도가 15~25℃도인 서양잔디는 혹한기인 12월 중순~2월 중순만 피하면 사용이 가능하다.

또 성장 속도와 회복력이 빠르고 부드러워서 선수보호 및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여름 고온, 다습과 병충해에 약해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약점을 안고 있다.

대구에서는 한일월드컵에 대비, 조성한 7면(대구월드컵경기장·보조경기장·시민운동장·수성구민운동장·강변구장 3면)의 서양 잔디 구장이 관리상의 시행착오끝에 올 봄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 서양 잔디구장은 이미 녹색 빛으로 돌아와 대구FC 등의 훈련·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강변축구장 1면·북부하수처리장·고산정수장·매곡정수장 등 4면의 한국 잔디구장은 4월말이 돼야 녹색이 된다.

대구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서양 잔디는 전문지식이 필요해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축구붐 조성으로 잔디구장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관리 여건상 제한적인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이해를 부탁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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