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체감 景氣는 '밑바닥'

경제 불안 요인들이 경쟁이나 하듯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주로 해외 변수에 의해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고있는 것으로 생각됐는데 SK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국내 변수까지 불안 요인에 적극 가세,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극도에 달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정부가 입버릇처럼 외쳐온 것이 바로 '기업구조조정'이 아니던가.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제자리 걸음하고 있었다는 현실 앞에 국민은 아연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에 대한 신뢰감마저 무너지고 있으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안심리는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조윤제 경제보좌관이 13일 최근 경제불안 심리확산과 관련, "한미간에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없어 우리 경제에 대해 너무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것은 불안심리 진정 차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세계 4위로 단기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도 반 이상 남을 정도"라며 "지금은 환율도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어 지난 97년 외환위기 상황과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전함을 일깨워준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예사롭지 않다.

이미 재래시장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며 상인들은 매출이 50%정도 줄어들었다고 아우성이다.

자영업자들은 IMF위기 때보다 더 심한 것같다고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그린스펀 연방준비위원장은 경기를 진단할 때 반드시 동네 세탁소를 둘러본다고 한다.

경기가 나쁘면 집에서 손수 빨래하는 사람이 늘어나 세탁물부터 줄어든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그는 세탁물로 경기를 족집게처럼 알아맞혔다고 한다.

물론 지나친 비관은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러나 경제정책의 목표가 어디에 있든 그것이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 동떨어져 있다면 분명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국민이 보는 시각 차를 좁히는 것도 훌륭한 경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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