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검법... 수사기간·범위 등 쟁점 남겨

대북송금 특검법이 공포됐지만 시행까지는 수정을 위한 여야협의라는 마직막 고비가 남아 있다. 이 고비를 잘 넘기느냐 여부에 따라 앞으로 정국은 '상생(相生)의 관계'로 가느냐 아니냐'도 판가름난다.

이와 관련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은 14일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참고해 민주당과 충실히 협의하겠다"며 특검법 수정에 적극 나설 것임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다음주부터 수정을 위한 협상에 본격 나설 전망이지만 핵심적인 부분에서 여야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부분은 △특검명칭 변경 △대북송금 절차와 송금 상대방 부분의 수사대상 제외 △북측계좌 공개 금지 및 북한 관계자 익명 표시 △수사기간 축소 △중간수사 결과 발표 금지 △피의사실 유출시 처벌조항 신설 등이다.

이중 수사기간 축소, 북측계좌 공개 금지 및 북측 인사 익명표시, 피의사실 유출시 처벌조항 신설 등 3개 항목은 14일 오후에 있었던 여야 사무총장 접촉에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이중 수사기간 단축은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현재 최장 120일(1차 70일, 2차 30일, 3차 20일)을 100일(1차 70일, 2차 30일)로 줄이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은 한나라당이 수용 거부의사를 분명히하고 있다. 우선 대북송금 절차와 송금 상대방의 수사대상 제외의 경우 한나라당은 "특검을 하지 말자는 얘기(이규택 총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수사과정에서 (대북송금이)부정거래로 규정되면 남북대화의 신뢰를 손상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격론이 예상된다.

수사결과 중간발표 금지 역시 진통거리다. 민주당은 "국익을 위해 보안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수용불가"다.

또 이들 쟁점 이외에 민주당 구주류와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노 대통령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 협상에서 형사소추 대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측근 인사 제외를 새롭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여야간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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