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 말 다하는' 권오을 의원

권오을 의원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대선을 앞 둔 당내 잡음을 우려한 선배 의원들의 만류와 세불리에 결국 뜻을 접었던 그가 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가 대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을 계기로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선배 눈치만 보고 분위기만 살피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 이제는 옳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현재 당의 변화가 절실하고 거기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 패배를 우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의 이같은 적극 행보의 이면에는 시대변화를 외면하고 물에 물을 탄 듯하다가는 정치적으로 매몰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내년 총선마저 걱정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장 젊은 의원이면서도 젊은 기개가 드러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중진의 무게도 실리지 않는 어중간한 입장과 지역에서의 그를 보는 유권자들의 시각도 다음 총선에 대한 우려를 더하며 행보를 서두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권 의원의 달라진 모습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젊은 소장파 의원들 모임인 '미래연대' 공동대표로 대선 직후 당 지도부의 사퇴 주장을 편 것을 시작으로 당개혁특위 위원으로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한나라당의 영남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 당내 개혁의 필요성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내 대표로 활동하게 될 총무경선은 물론 지역대표 성격의 운영위원 경선 출마설도 잇따르고 있다. 그는 아직 "당의 문제를 먼저 고민한 뒤 개인문제를 고민해 볼 것"이라면서도 불출마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권 의원은 이와 관련, "당을 당원과 국민에게 당을 돌려줘야 하며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의 이라크전 반대 성명에도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마저 공병대대 파견 검토 등 미국 입장을 지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소속인 권 의원의 행보는 이색적이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전이 가능하다면 한반도 전쟁도 가능하다는 논리가 가능하지 않느냐"며 "전세계적인 보편 가치관에서나 장기적 국익 차원에서도 반전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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