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결핵발병률, 미국의 12배라니

참으로 답답하다.

우리나라 결핵환자 발생양상이 후진국형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가 대표적인 후진국형 전염병인 결핵에 대한 예방·퇴치정책을 제대로 펴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우리가 가볍게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결핵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결핵협회가 지난해 1년간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새로 결핵진단을 받아 신고된 환자가 모두 3만2천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미 감염된 환자수를 포함하면 현재 40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투병중인 셈이어서 결핵은 결코 '옛날 병'이 아닌 진행형의 병이다.

우리의 우려는 생산연령층인 20대의 결핵발병률에도 있다.

현재 20대 결핵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90.3명으로 70대(198.9명), 60대(124.9명)에 이어 세번째로 나타나 더욱 걱정스럽다.

30대까지를 포함할 경우 전체환자의 40%를 차지해 이를 경제·사회활동에 장애로 인한 사회전체의 활기위축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인구 10만명당 환자수는 67.2명으로 일본의 2.4배, 미국의 12배 수준일 정도로 '사라진 병'이 아니다.

결핵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인식도 문제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결핵균은 다른 병균과는 달리 활동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치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치료중단도 문제다.

극빈층 환자들은 치료약을 먹다가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결핵은 재발하고 재발한 결핵은 내성(耐性)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지경에 빠진다고 한다.

결핵 퇴치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처할 일이다.

국립요양원을 없애거나 치료약 생산이 제약회사 부도로 중단되면 후진국 질병의 퇴치는 요원한 일이다.

대한 결핵협회에 대한 충분한 예산 지원과 결핵 예방과 퇴치의 전방위체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결핵예방백신(BCG)접종도 철저하게 실시할 일이다.

결핵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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