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단&처방-간이식수술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지난 7일 뇌사자의 간을 이용한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는 2년 전 담즙성 간경변 진단을 받은 39세 남자. 그는 최근 상태가 악화돼 피를 토할 정도로 위독한 상태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그는 이달 말 퇴원할 예정이다.

이번 수술로 그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물론 그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간 이식 수술 역사=지난 1963년 미국에서 최초의 간이식수술이 성공한 이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4천례 이상 시행될 정도로 간이식은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보편화되고 있는 수술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88년에 처음 시행된 이후 전국의 여러 병원에서 생체부분간이식만 연간 200례 이상 시술되고 있다.

국내 수술 수준은 수술 방법, 수술 후 관리 방법 등의 발전으로 의료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어떤 경우 이식하나=간이식은 말기 간질환 환자 중 내과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최후의 수단이다.

적응증은 성인에서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이 가장 많고,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은 초기 간암, 약물이나 바이러스성 전격성 간부전의 순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밖에 담즙성 간경변, C형간염에 의한 간경변, 알코올성 간경변 등도 대상이 된다.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으로 간이식을 받은 경우 간염이 재발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B형간염 항체면역요법과 항바이러스제제의 개발로 B형간염의 재발률이 현저히 감소,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어린이의 경우 선천성 담도 폐쇄증, 구리가 몸에 침착되는 윌슨씨병 등도 적응증이 된다.

▲수술방법=뇌사자로부터 간을 기증받는 뇌사자 간이식과 부모형제, 친지로부터 간을 제공받는 생체부분간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문화적, 관습적인 문제로 서구에 비해 뇌사자의 장기 공여가 적어 생체부분간이식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주위에서 간을 제공해 주는 사람이 없는 경우라도 일단 뇌사자간이식수술을 신청해 기회를 기다리는 게 좋다.

▲이식 후 관리=간을 이식받은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거부반응, 간동맥혈전, 담유출과 협착, 출혈 등이 있으나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감염이다.

간이식 후 감염의 빈도는 50~80%에 이른다.

주로 이식 후 한 달 이내에 발생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감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환자와 가장 접촉이 잦은 의료진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 보호자도 환자와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수술 후 수개월이 지나면 일상생활과 생업에 복귀할 수 있다.

▲이식 후 생존율=최근의 간이식 후 생존율은 수술 방법, 면역억제제 등의 발전으로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이나 간암에 의한 간이식에서 1년 생존율이 90%이상이다.

그러나 이 생존율은 통계적인 수치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존의지와 가족들의 적극적인 보살핌과 애정이다.

▲비용=간이식에 드는 비용은 수술비, 면역억제제 투여비, B형간염항체 투여비 등 모두 5천만원(대구가톨릭대병원 기준) 정도. 원인 질환에 따라 B형간염이 없는 경우 B형간염항체를 일정한 주기로 투여해야 할 필요가 없어서 비용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서울에서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수술비 등의 추가 부담과 환자의 장기 입원에 따른 가족들의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더해진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최동락 교수(대구가톨릭대병원 일반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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