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화랑 관창의 전사(戰死)는 전쟁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촉매행위로도 규정 할 수 있다.
세속오계의 '임전무퇴(臨戰無退)' 교육의 결과라는 종래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지만 전장에서의 심리전 승리라는 또다른 접근이다.
관창이 결사 항전 태세를 보이고 있는 백제 진영을 향해 세번이나 진입을 시도, 끝내 숨지는 모습에 신라쪽 병사들은 공격력에 불을 붙혀 방어벽을 깨뜨리는 계기로 삼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심리전의 결과는 이처럼 전투력 이상의 결과물을 얻어 낸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 개시이전의 명분 찾기나 전투과정의 선전(宣傳)도 총알없는 치열한 공격과 방어다.
▲커뮤니케이션 발달은 전쟁에서도 매체의 활용도를 높였다.
상황의 조작(造作) 기능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미디어 융합으로 까지 발달한 것을 보면 가히 '미디어 전쟁'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성 싶다.
전장에서의 미디어 선전전(宣戰戰)은 늘 강대국의 전유물이다시피 일방적인 것은 지난 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도 그랬다.
미국의 CNN등의 서방측 방송중계대로 전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쟁을 시작하는 논리나 해명등을 서방측 시각으로만 수용(受容)했었다.
따라서 미국의 일방적인 선전전에 길들여 졌다고 봐야 한다.
▲지금 치열하게 전투중인 미국·이라크 전쟁의 선전전은 양상이 종전과는 다르게 전개되는가 보다.
미국 미디어의 일방적인 전쟁보도가 먹혀들지 않는 지경까지 빠졌다는 분석이다.
미디어 대결에서조차 숨가쁜 공격과 방어의 양상이라니 국력이나 군사력을 비교하면 미국미디어의 고전(苦戰)으로 볼 수 있다.
걸프전과는 달리 이라크전에서는 아랍미디어의 반격 양상이다.
전쟁의 진행 상황을 봐도 미국 등 서방쪽 미디어의 신뢰 상실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일방적 승리예상이 빗나가 이를 보도한 CNN, BBC 등 미국·영국 언론은 망신살이 뻗친 셈이다.
세계의 이목이 아랍언론에 쏠린다.
▲아랍미디어의 대표는 '알 자지라'. 지난 1996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개국한 알자지라는 2001년 미국과 아프간 전쟁당시의 취재력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다.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을 독점 취재하면서 '보도만 하면 특종'이라는 평가도 받을만큼 활약이 돋보였다.
지금의 이라크전서도 알자지라의 취재력은 CNN을 궁지에 몰아 넣을 정도다.
이라크 TV의 미군포로 인터뷰장면을 미군의 요청에 따라 보도 안한 CNN과는 달리 미국의 다른 방송사들은 알자지라의 화면을 중계해 CNN의 처지가 묘하게 됐다.
결국 미국·영국 미디어의 정보 수출에 장애가 걸린 셈이다.
정보수출장애는 당장 전쟁의 흐름에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미국의 또다른 전쟁논리가 궁금해진다.
최종진 논설주간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