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개전 8일째를 맞아 대구·경북지역 업계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미국·중동 등 주력시장 수출부진으로 올해 지역 전체의 수출차질이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차질, 유가 불안, 국내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 전쟁 장기화에 따른 '3대 악재'가 심화되면 가뜩이나 경기둔화조짐을 보이는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최근 지역 41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라크 전쟁 관련 설문 조사한 결과 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매출은 10.4%, 수출은 9.5% 감소할 것이란 응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해 대구·경북 수출액이 201억달러였던 만큼 지역 업체들이 우려한 것처럼 올해 지역 수출이 9.5% 정도 줄어든다면 수출차질 규모는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역내 13개 대형 섬유업체를 대상으로 이라크전 피해상황을 조사한 결과 선적지연 5건 170만달러, 신용장(L/C) 개설 지연 1건 200만달러, 상담취소 2건 200만달러 등 전쟁 피해가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또 올해 업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지역 업체들은 이라크전(40.0%) 가계대출 억제(11.1%) 북핵 사태(8.9%) 등을 꼽았다.
또 이라크전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수출부진(33.3%) 원자재가격 상승(26.7%) 내수부진(23.3%) 순으로 답했다.
지역 주력산업인 섬유업은 전쟁에 따른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두바이, 터키 등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 물량 중 일부의 선적이 지연되고, 신규 주문이 급감하거나 전무한 상태이며 수출상담은 사실상 중지됐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본격적인 수출회복에는 수개월이 소요돼 지역 섬유수출의 16.8%를 차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중동지역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지역 섬유산업은 화섬직물 관련 업체가 많아 유가상승으로 원가상승 압력이 커지는데다 대부분 중소업체여서 이라크전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가 쉽지 않아 중동지역 수출의존도가 높은 일부 업체의 경우 '한계상황'에 봉착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휴대전화 및 컬러TV 등이 주 수출상품인 전자는 전쟁 장기화로 세계경제 침체가 지속될 경우 고가의 내구성 전자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부진으로 미국, EU 등 지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역시 미국시장 수출의존도(46.6%)가 높아 미국경제의 부진이 지속되면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기계도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수출차질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내 중동지역 수출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200억원(금융기관 대출 취급액 기준 400억원) 규모의 특별 운전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대상업체당 5억원(금융기관 취급 기준)이내로 27일부터 전쟁종료 후 1개월까지 지원한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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