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영군 전력 남하...전선 확대

북부에 대규모 공수부대 투하...장기전 양상

미.영국 연합군이 이라크 민병대의 후방 교란작전과 악천후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개전 1주일째인 27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바그다드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연합군은 이날 모래 폭풍으로 시계가 확보되지 않음에 따라 민간인 희생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바그다드 중심부와 남부 외곽지역 등에 폭탄과 미사일을 퍼부었다.

개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바그다드에 대한 공습으로 지금까지 최소한 민간인 30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군은 26일(현지시간) 바그다드를 겨냥한 신속 진격전략을 수정, 병력일부를 이라크 민병대가 활동하고 있는 남부지역으로 이동 배치키로 함으로써 이라크 중.남부지역에서 광범위한 전선을 형성했다.

이날자 뉴욕타임스는 바그다드 함락전을 앞두고 사막의 거센 모래바람과 이라크군 공화국 수비대의 격렬한 저항으로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미.영 연합군은 전투의 촛점을 이라크 남부지장으로 전환, 남부에서 저항중인 이라크 병력을 먼저 처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전략 변화가 지난 25일 바그다그 남쪽 200km에 위치한 나자프 동부에서 미군과 이라크 보병이 개전이래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것으로 표출됐다면서 연합군의 전략 변화로 바그다드 공략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군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연합군이 바그다드 진군에 앞서 지원 부대의 공급 루트를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략을 변경했다고 진단했다.

연합군의 이같은 움직임이 모래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시적 지연전략인지, 바그다드 공략에 우선을 두는 단기전에서 후방 보급로 확보를 중시하는 장기전으로의 전략변경을 뜻하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합군은 이날 이라크 북부지역에도 대규모 낙하산 부대를 투입, 북부에서 또다른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군은 또 이탈리아 비첸자 주둔 미 육군 제173 공수여단 병력 약 1천명을 이날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통제지역의 한 비행장으로 낙하산 투입됐다고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국방부의 한 관리는의 말은 인용 "이라크 북부에서 이뤄진 첫 대규모 병력 투입"이라고 전했다.

미 육군 남부유럽기동부대의 토머스 콜린스 대변인은 "약 1천명의 병력이 26일 밤 투입됐다"고 밝히고 투입병력이 북부 어느 지역에 배치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라크군 공화국 수비대가 대규모 병력을 남부로 급파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미국방부에 의해 부인됐다. 미국방부는 이 정보가 "부정확한 정보"라고 밝혔다.

한편 바그다드 인근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 이라크군과 연합군 사이에 대규모 전투가 진행돼 쌍방간에 심대한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군 당국은 정예 공화국 수비대가 전날 개전 후 처음으로 미.영 연합군과 교전을 벌여 "심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라크군 대변인은 국영TV를 통해 공화국 수비대가 전날 새벽 이라크 중남부 유프라테스강 중류지역에서 연합군을 공격, 장갑차량 6대가 파괴되고 "수많은" 연합군 병사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측은 이라크군은 바그다드 남부 나자프 지역에서 사흘째 격렬한 전투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군 1천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 당국은 전날 나자프 인근에서 이라크군과 개전 이래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여 이라크군 650여명을 사살하고 300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밝혔다.

미 제3보병사단 뷰퍼드 블런트 소장은 유프라테스강 동안과 강 건너 교량 인근에서 미군은 각각 250명과 100명을 추가로 사살, 지난 72시간 동안 사살된 이라크군은 모두 1천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라크 남부에서도 나시리야를 둘러싸고 기관총과 박격포, 헬리콥터 부대 등이 동원된치열한 유혈전이 벌어지고 있으나 자세한 인명피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합군은 이날 그동안 이라크군의 저항을 받아오던 남부의 항구도시 움 카스르를 완전 장악했다고 선언,인도적 구호물품의 수송을 위한 거점을 확보한 데 이어 바스라를 '군사목표물'로 지정한 뒤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연합군의 움카사르 점령을 부인했다.

이라크군이 바스라, 나시리야 등 후방 거점 도시에서 비정규군을 중심으로 한 게릴라전을 펼쳐 연합군에 지속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는데다, 이라크 사막지대에 거대한 모래 폭풍까지 불어 101공중강습사단의 헬기작전이 지연되고 헬기 2대가 실종되는 등 연합군의 공격은 전반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라크 남부에서도 심한 모래폭풍으로 인해 아파치 헬기와 블랙호크 헬기 각각 1대가 실종됐으며 미 F-16 전투기가 자국군 패트리어트 포대를 오인 공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오인 공습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레이더가 파괴됐다고 미군측이 밝혔다.

26일부터 전장에 밀어닥친 거센 모래폭풍은 7일 오후에나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군과 이라크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양측의 인명 피해도 나날이 늘고 있다.

개전 6일째인 25일 현재 미.영 연합군은 사망 37명, 실종 16명의 인명 피해를 냈으며 이라크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측은 미군 기계화 부대와 탱크의 공격으로 지난 이틀간 남부 나자프 지역에서 이라크군 500여명을 사살했다고 미 육군 3사단 관계자가 밝혔다.

그러나 모하메드 사에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집권 바트 당원으로 구성된 시민군이 알-슈유크와 무타나 근처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에서 8명의 연합군 병사를 사살했으며 헬리콥터 3대를 격추하고 30대 이상의 군 차량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군의 공습으로 바그다드를 포함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16명이숨지고 9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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