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파병동의안 처리에 대통령이 이중처신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남의 속 타는 줄도 모르고.."라고 말했다고 유인태 정무수석이 전했다. 28일 예정됐던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국회처리가 파병반대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전원위원회 소집으로 연기되자 노 대통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사모를 비롯, 자신의 지지세력들이 대거 반전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지금은 나를 지지하지않는다고 해도 별 수 없다"며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자 "내가 또 (춘추관으로)내려갈까요"라며 대국민담화라도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는 파병동의안처리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유 수석은 "노 대통령은 여야 국방위원들을 건국이래 처음으로 청와대에 초청해서 단 한사람의 반대도 없이 '파병하려면 빨리하라는 의견을 들은데 이어 국회의장 등 3당 대표를 불러 의견을 들었으며 또 양당총무를 초청, 파병안 처리에 협조를 당부했다"며 "대국민담화도 냈고 며칠전 육군3사에 가서 파병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등 일관된 입장을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파병도 좋고 반전도 좋다'는 식의 이중처신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토마스 B. 파고 미 태평양사령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도 "(파병을 통해 미국을)신속하게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의회의 관계가 예전과 달라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반전시위하는 사람들이 선거 당시 지지층이어서 상황이 어렵다"면서 "그러나 한국의 반전시위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흐름과 유사한 것이지만 한국의 역사적 경험이나 한미동맹관계를 고려해서 궁극적으로는 나의 결정을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시민단체들이 파병동의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주장에 대해서도 "(파병에)찬성하는 사람은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반대하는 사람도 한반도에 유리한 것으로 믿고 있다"며 "이런 관점의 차이로 낙선운동을 한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낙선운동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시정연설이 예정된 내달 2일 이전에 동의안이 처리되기를 기대하면서도 파병반대여론의 확산에 신경을 쓰는 등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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