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도 담장 없애자

전국의 대도시들이 아름다운 녹색 도심 만들기를 위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담장 허물기 운동'에 포항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이들은 포항의 1인당 공원면적이 2.8㎡로 국내 도시중에서 최하위권일 뿐 아니라 도심형 소공원이 거의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공서 담장 허물기로 생긴 공간을 시민 쉼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다 지난 96년부터 담장 허물기 범시민운동을 벌여온 대구시가 최근 '외부 침입에 의한 도난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아 치안문제에 대한 불안도 해소시키고 있다.

시민들은 덕수동 (구)보건소에서 북구청을 거쳐 상수도사업소까지 150여m와 인근 포항시청 정문쪽 20여m의 높이 1.5m가 넘는 쇠창살과 벽돌로 이루어져 도심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는 담장부터 없애고 잔디와 나무를 심은 후 벤치를 설치하면 도심 공간이 한결 여유있어 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 대도동의 남구청과 포항종합경기장, 덕수동 포항세무서, 용흥동 포항교육청, 항구동 포항세관 담장도 헐어 보행자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두호동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담장을 허물면 꽃과 나무로 조성된 내부 1천여평을 산책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택가에 위치한 포항.죽도.중앙.양학초교와 항도.항도여.대도.흥해.상도중 등의 경우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로 방면은 안전을 위해 투시형 내지 개방형 담장으로 교체하는 한편 골목쪽 담장은 허물어 내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가로공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다.

포철 지곡주택단지에 위치한 포철.포철공고, 포철중, 포철 동.서.지곡초교는 단지 전체가 공원으로 조성됐는데도 학교에는 담장이 설치돼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고 개교를 앞둔 이동.유강중과 장성.창포고는 아예 담장을 없애 완공을 해야 한다는 것.

대구의 경우 지난 7년동안 국채보상공원과 경북대병원, 수성구청, 개인주택 등 241곳의 담장 1만2천484m를 철거해 가로공원 6만8천829평을 확보했다.

대구시청 자치행정과 천정원(36)씨는 "개인주택의 담장을 허물 경우 시비 300만원을 지원하고 철거쓰레기를 무상으로 처리해 준다"면서 "방범설비가 발달된데다 담장이 없으면 이웃간의 상호 감시효과 때문에 도둑이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이나 대전, 전주 등지에서도 상황은 비슷해 담장 허물기 운동 열기가 대단하다.

한국청년연합회(KYC) 포항지부 유성찬(40) 운영위원은 "담장이 없어지면 도심 자체가 열린 공간으로 조성되면서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라며 "담장 허물기 운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 YMCA도 "특히 도심인 육거리나 오거리 인근에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거의 없다"면서 "행정기관 한 두곳에서 담장을 없애면 이 운동이 금방 도시 전역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포항시청 한 관계자는 "포항공대와 두호남부초교, 문화예술회관 정문쪽에는 담장이 없다"면서 "사실 2년전 이 사업을 검토했으나 예산 부족 때문에 철회했다"고 밝혔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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