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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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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흔히들 영화적이면서도 영화가 아니고, 연극적이면서도 연극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영화보다는 연극 쪽이다.

영화가 추구하는 환타지보다는 연극이 보여주는 리얼리티가 더 많이 녹아있는 탓이다.

사람의 이야기가 연극에 한결 묻어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객을 최고로 치는 것도 닮았다.

하지만 멜로드라마는 비극과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첫째, 비극의 주인공은 자신들의 행위로 도시와 왕국,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왕과 왕비, 왕자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다.

반면에 멜로는 다르다.

'역사적으로 목소리가 없는 이들'로 불리는 평범한 사람, 부부, 가정의 운명과 숙명을 그린다.

둘째, 비극은 모든 계층에 호소력이 있지만 특히 귀족적 사회질서와 가치를 강조한다.

대신에 멜로에서 등장인물을 특별나게 만드는 가치는 중산층의 것이다.

마지막으로 멜로는 선과 선의 투쟁, 악과 악의 투쟁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지는 주제의 선명함이 전부다.

그것으로 갈등을 묘사하고 시청자에게 그 희생자를 응원하라고 부추긴다.

등장인물은 사회적 지위로 판단되지 않고, 도덕의 진실성과 타고난 재능,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KBS 2TV 월화 드라마 '아내'는 이런 멜로드라마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행방불명된 남편을 7년이나 기다린 아내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를 7년 동안 사랑하고 아이까지 낳은 여자의 이야기다.

두 여자는 연적이면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고 슬픔을 자청한다.

운명처럼 두 아내를 갖게된 남자도 매 한가지다.

선배의 아내를 끝없이 흠모하고 행복을 비는 남자는 서럽기만 하다.

이웃사람들은 너무나 단순하여 함께 울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심각한 흠이 있다.

여성에게만 순결을 권고하던 빅토리아시대의 도덕적 설교가 여기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삶의 현실적 모습이 남성우위의 시각에 종속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제 아내도 변했다

드라마에 고무(?)되어 아내가 하나인 게 다행스럽다고 말하자 '마누라 하나도 건사 못하는 주제에…'라는 듯 설거지를 시킨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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