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문화지킴이-안동대 민속학연구소

안동대학교 부설 민속학연구소(소장 배영동 교수)가 안동을 비롯해 경북지역의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발굴, 보존하고 새롭게 조명하는 활발한 연구 사업을 벌여 지역 문화재 지킴이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민속학연구소가 설립된 것은 지난 90년3월. 연구소는 그동안 매년 한차례씩 '민속연구' 단행본을 출판해 안동은 물론 전국의 전통놀이와 전승의례 등에 대한 보고를 계속해오고 있다.

또 2001년부터 그동안 연구해 오던 영역 중심에서 벗어나 '마을민속'을 소재로 어떻게 조사하고 보고.전승.연구할 것인가를 현장중심을 통해 고민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초청강연과 학술대회, 출판사업 등으로 지역문화의 뿌리보존에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01년부터 시작한 마을민속지 연구사업은 해마다 경북도내 마을 한곳을 선정, 현장답사 등을 통해 사라지는 전통과 마을민속들을 현장 생중계하듯 보고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소측은 이런 마을사 연구작업을 '틈새 민속학'이라 부르며 "점차 전통이 사라지는 지금 시대에 가장 가치있고 머잖아 가장 돈 되는 작업이 될 것"이라 단정짓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마을사 연구작업은 영역중심에서 보고자의 주관적 생각과 시각으로 쓰여진 종전같은 피상적 보고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안동대 국학부 임재해 교수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마을 민속지 연구는 없어지는 마을민속과 전통을 고스란히 생중계하듯 보고하고, 보고자의 주관적 해석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말과 표정, 행동까지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민속연구소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 전통마을 두번째 보고서로 문경시 산양면 현리 민속지인 '반속과 민속이 함께 하는 현리마을'을 펴냈다.

첫 보고서인 안동시 풍산읍 서미리의 민속지 '까치 구멍집 많고 도둑없는 목현마을'은 지난해 6월에 발간, 민속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제시하며 학계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들 보고서는 우선 그 마을에서 전해오는 신화와 마을의 문화적 특성을 머리말에서 밝히면서 마을의 형성과 마을사람들의 모듬살이, 마을사, 사회조직, 생애사 등의 전통과 함께 요즘 사람들의 삶과 마을세태, 풍속까지 아주 자세히 다루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진행되는 보고서 작업으로 인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발간한 한국학술정보(주)는 전자책(e-book)까지 발간했다.

마을사 연구가 민속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현리 마을이 이대로 20, 30년 가면 없어지고 말지", "앞으로 참 큰 일이여. 농촌이 완전히 황폐화돼 가고…" 말을 잇지 못하는 현리마을 붕대어른의 말에서 마을사 연구작업의 중요성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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