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가 돌고 활기가 넘쳤다.
표정은 밝았고 걸음걸이는 가벼웠다.
자동차 통행이 재개된 10일 대구 중앙로의 모습이었다.
지하철참사 이후 썰렁했던 도로는 줄을 잇는 시내버스와 승용차들로 종일 혼잡했고 인도는 통행인들로 넘쳐났다.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를 거쳐 운행하던 106번 시내버스 운전기사 곽정섭(35·경산 계양동)씨는 "중앙로가 뚫리면서 승객이 종전보다 20~30% 늘었다"고 말했다.
401번 기사 서승수(36·대구 방촌동)씨는 "시 외곽에서부터 중앙로로 운행하는지 재확인하는 승객들이 많았다"며 "모처럼 중앙로가 사람과 차들로 가득 차 생기가 넘쳐 보인다"고 했다.
영화관 매표소에는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다.
ㅈ시네마 매표원 임영지(21·여·대구 대명9동)씨는 "관람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대 상점·식당 주인들은 지하철 참사로 침체됐던 도심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한복방 박수복(60·대구 비산동)씨는 "오늘은 아침부터 중앙로 일대가 북적거려 이제야 사람 사는 도시라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슈퍼마켓 정분수(60·대구 대명4동)씨는 "참사 후 30%나 줄었던 매상을 생각해서라도 더 부지런히 일해야겠다"고 말했다.
시민 김영석(45·대구 수성4가)씨는 "오늘 오후 시내 한 식당에 갔다가 고객이 꽉 차 있는 걸 보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했다.
이날 밤 8시쯤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거리도 친구를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넘쳤다.
포장마차를 하는 박계룡(41·대구 사일동)씨는 "오늘 들어서야 주변에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일부 인근 음식점들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 ㅇ음식점 신은자(22·대구 진천동)씨는 "손님이 하루새 30% 정도 늘었다"고 했다.
ㄱ호프집에서 만난 김모(24·대구 신천동)씨는 "지하철 참사 이후 왠지 중앙로역 쪽으로 오기 싫었으나 이제 버스가 다니고 사람들도 많아져 덩달아 신이 난다"고 했다.
동성로상가번영회 김무웅 회장은 "이번 주말부터는 종전의 모습을 거의 되찾을 것으로 본다"며 "분위기 전환을 위해 꽃거리 조성을 중구청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앙로 지하상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경비업무를 맡고 있다는 조주기(64·대구 대봉동)씨는 "참사 후 점포당 매상이 절반이하로 줄고 왕래객도 급감했다"며 "중앙로 자동차 통행은 재개됐지만 지하상가 손님은 지하철 운행이 재개될 때까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월당네거리 연결부분 지하철 공사때문에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방향의 중앙로는 하루 종일 극심한 정체를 보여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909번 시내버스 운전기사 권오정(40·대구 도원동)씨는 "참사 이전에는 5분 정도면 중앙로를 통과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20분 가량 걸린다"며 "어떤 형태이든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로 농협 앞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박기옥(49·여·대구 칠성동)씨는 "본래대로라면 금방금방 버스가 와야 하나 오늘은 15분 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택시기사 조원준(38·대구 침산3동)씨는 "중앙네거리에서 반월당네거리까지 오는데 20분 넘게 걸렸다"며 영업 손실이 말이 아니라고 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박형경 서장은 "현장을 점검한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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