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드는 손들을 잡지 못하고… 먼저 미쳐 버려야 살 수 있고, 먼저 나를 버린다면 안 될 일 없거늘 어이 이리도 바랑 매기가 버거운지요…'.
'사진 찍는 신부님' 정순재(71) 신부가 낸 포토 에세이. '"신부야, 밥 더 먹으래이". 그 소리 한 번만, 딱 한번만이라도 더 듣고 산으로 가고 싶다.
내 어머니는 아직도 산에 주무신다'('폭포 같은 임의 은혜'), '고해자가 고해소에서 나오면 그 옷자락마저 쏴한 청풍에 씻겨져 향내마저 그윽하다.
어디서 이런 신선함을 만나 볼 수 있겠는가'('종아리를 걷어 올려라')… .
칠순을 넘긴 사제의 관조하는 인생이 절절하게 묻어난다.
삶에 아등바등하는 세태에 대한 질타와 함께 그리움과 고독, 삶의 넉넉함 등도 엿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간이고, 삶이다.
칠성시장 좌판의 털 벗은 닭들, 시골 아궁이, 상여, 물고기 대가리…. 사진도 모두 우리 삶의 편린들이다.
화려하지 않고, 그렇다고 없으면 못 사는 우리들의 이웃들, 그 속에 묻어나는 삶의 향기들이 성당 뜰의 봄꽃처럼 그려진다.
1961년 사제 서품을 받은 정 신부는 경북 의성, 칠곡, 경산, 고산 성당 등의 주임 신부를 거쳐 지금은 은퇴후 제주도에서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다.
1977년 대구에서 사진 작품전을 연 이래 서울과 대구에서 모두 여덟 차례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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