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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그대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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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등에 기대 본 사람은 안다.

그 뒷모습이 얼마나 솔직하고 너그러운지. 지는 해를 따라 무작정 걸어가 본 사람은 안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진실했는가를. 뒷모습을 주제로 한 에두아르 부바의 사진집에는 오래 지워지지 않는 인간의 뒷모습이 담겨 있다.

이 사진집에서 미셸 투루니에는 뒤쪽에 숨겨진 해학과 사랑, 그리고 진실을 읽어 내고 있다.

흑판에 글씨를 쓰고 있는 친구의 뒷모습, 어느 시신에 성수를 뿌리기 위해 회양목 가지를 옆구리에 끼고 돌아가는 할머니의 뒷모습, 나른한 정오 낡은 벤치에 절망처럼 앉아 있는 한 남자의 쓸쓸해 보이는 등으로부터 사월의 햇살은 투명하게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한껏 기운 빠진 나를 업고 해가 지고 있다.

위안 같은 그대의 등으로 불콰해진 마음 한쪽 기대어본다.

어린 날 어머니의 등에 업혔을 때의 따스함, 가슴이 아니라 등이 주는 안도감은 진실처럼 낡을수록 빛이 난다.

마주선 얼굴을 돌려보내고 우연히 그대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될 때, 문득 발견하지 못한 진실을 읽고 수도 없이 미안했던 내 안의 말들. 아무런 포즈도 없이 묵묵히 어두운 골목을 밤새 지켜내는 가로등처럼, 말로는 할 수 없는, 굳이 내색하지 않아도 다가오는 진실이 뒷모습에 있다.

사물의 본질을 안다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지식이 아닌 지혜의 눈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앞모습과 이야기를 나눈다.

얼굴의 표정과 손짓과 발짓으로 그대를 다 알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진실은 자주 우리의 등뒤로 돌아가 숨바꼭질을 하지 않던가.

나는 그대의 앞모습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던지. 그대의 웃음 뒤에 어른거리는 눈물을 왜 읽어내지 못했는지. 나의 잘못으로 아파했을 나의 그대들이여. 이제 그대의 등 뒤에서 그대와 함께 바다를 바라본다.

때로는 등 뒤로 진실을 달고 사는 우리. 낙타처럼 조금씩 등이 자라는 우리. 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그대를 사랑하고 싶어진다.

시인 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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