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농사를 짓는 3급 장애인 김홍구(43.군위군 군위읍 내량리)씨는 수차례 농사일을 포기할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최근 비닐하우스에 '병충해 무인방제 시스템'과 '수확물 운반기'를 설치한 뒤 새로운 영농의욕에 불타고 있다.
김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해 4월초. 오이 수확작업을 끝낸 김씨는 밤 10시쯤 1t 화물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비포장 농로에서 2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그는 왼쪽다리 무릎 위를 절단해 의족으로 생활하는 처지가 됐다.
바닥이 울퉁불퉁한 하우스에서 절뚝이며 일하다 보면 넘어질 때가 더 많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애써 가꿔온 오이덩굴에 뒹굴어 한순간에 엉망진창으로 만들때면 당장 농사를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장애의 몸으로 살아갈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이제 정상인과 다름없이 농사를 짓게 돼 다행입니다".
김씨는 이달 초 농업기술센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600평의 하우스에 무인방제기와 수확물 운반기를 설치했다.
예전엔 하우스에서 농약을 치려면 불편한 의족을 끌고 좁은 고랑 사이를 오가며 호스와 하루 종일 씨름해야 했다.
그러나 고랑 사이에 무인방제기를 설치, 전원만 넣으면 분무기가 레일을 따라 자동으로 이동하면서 농약을 뿌린다.
몸에 농약을 묻힐 걱정도 없고, 과거엔 하루 종일 걸리던 작업시간도 4~5분이면 충분하게 됐다.
또 김씨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수확물 운반기는 한꺼번에 80여kg의 농작물을 싣고도 가볍게 밀기만 하면 운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군위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000년부터 지역특성화 사업으로 자동화영농관리 기반조성을 위해 각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닐하우스 보온커튼 설치사업으로 연간 50%의 연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손두학(49) 경제작물담당은 "무인농약방제기 지원사업은 농민의 건강을 지켜주고, 장애인도 편리하게 농사일을 하도록 도와준다"며 "다른 지원사업보다 특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군위군에는 230여 농가들이 130여ha에서 연간 2만여t의 오리를 생산, 160여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현재 34농가에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무인방제기를 설치했다.
군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