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지 주민사랑 20여년

20년 이상을 오지에 근무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슬픔과 아픔을 함께 해 온 여성 공무원 김옥이(43.7급.경주시 강동면 사무소)씨.

김씨는 지난 1981년 2월 2일 강동면사무소에 발령받은 이후 줄곧 한 곳에서만 한결같이 일하고 있어 면내 대부분 주민들의 인적사항과 주소는 물론 번지를 달달 외울 만큼 민원업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처리하고 있다.

가정에 남편과 두자녀가 있지만,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민원인에게는 가족이나 친척 대하듯 늘 밝은 미소로 맞고, 직장의 크고 작은 일도 두루 챙겨 동료들간에 신뢰도 높다.

최근에는 양동마을 정보화사업 추진에 앞장서 마을의 나이드신 할아버지에게 인터넷서핑과 게임을 가르치는 일에 공무원으로서 보람을 찾고 있다.

이동환(강동면 이장협의회장)씨는 "면사무소를 찾아 김옥이씨 얼굴만 보면 마음이 푸근하다"며 "승진을 하더라도 계속 남아 달라"고 주문했다.

"강동은 육지의 낙도라 할 만큼 낙후돼 있어요". 김씨는 "강동은 직행버스 정거장이 없어 교통이 불편한데다 여름철이면 면사무소 앞 형산강이 범람해 고립될 만큼 오지"라고 말한다.

김씨는 20년간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태풍으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가옥과 면사무소가 물에 잠겼던 일"이라며 "민원인들을 가족같이 챙기는 토박이 여성공무원으로 계속 남고 싶다"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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