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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다리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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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색즉시공'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학교식당에서 하지원의 건너편 자리에 있던 임창정은 하지원이 짧은치마를 입은 걸 알게된다.

흥분한 임창정은 하지원의 탁자 밑 다리를 쳐다본다.

장난기가 발동한 하지원은 다리를 조금 벌린다.

외화 '원초적 본능'에서도 다리 벌린 장면이 압권이다.

샤론스톤이 경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신이다.

짧은 치마를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았다가 다시 다리를 바꾼다.

차이가 있다면 하지원은 팬티를 두 장 입었고 샤론스톤은 한 장도 걸치지 않은 거다.

남성이 여성의 다리에 시선을 고정하는 이유는 이를 성적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때문이란다.

다리를 벌리는 것은 성적허락이나 강렬한 유혹의 신호다.

아니라면 헤프고 단정치 못하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경우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여성은 다리를 벌리고 서있지 말아야한다고 가르친다.

우리나라의 생활예절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다리를 꼴 때 반드시 두 다리를 꼭 붙여서 앉아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의 시각을 의식한 결과다.

남성 편향적 가치관이 '참아야 하느니라'를 강요하고 있다.

그런데도 남성은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

다리를 모으거나 허벅지가 달라붙을 정도로 강하게 다리를 교차하는 것은 또 다른 성적코멘트다.

"안 돼요. 돼요. 돼요~"를 소리치는 것이다.

부정의 부정은 긍정이지 않는가. 성 범죄인들을 다루는 영화에서는 예외 없이 "성폭행은 피해자에게 즐거운 경험이 된다"고 말하지 않던가. 얼마 전, 극히 사적인 자리에서 남자연예인의 무릎 위에서 장난을 치던 여자연예인의 사진이 인터넷으로 유포된 적이 있었다.

내용은 별게 아니다.

하지만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여자연예인이 다리를 벌리고 찍은 모습이 문제였다.

다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욕구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사진이 만나면서 포르노(외설)가 된 탓이다.

남성중심주의와 이중적 가치기준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대중의 눈까지 흐리게 하고 있다.

최고의 피해자는 남성일 것 같은데도….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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