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자를 위해 앞치마 두른 교수들

"제자들을 위해서라면 앞치마 두르는 것보다 더한 것도 기꺼이 하겠습니다".

영남대 사범대 교수들이 교육실습을 떠나는 4학년 제자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2일 오전 9시 사범대학 소강당. '스승이 만든 좋은 아침 행사'에서 교수들이 앞치마를 둘렀다.

평소 남다른 사제간의 정으로 이름난 사범대 교수들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제자들을 아침식사에 초대했다.

오는 6일부터 일선 교육현장에서 4주간 교육실습을 시작하는 4학년 제자들에게 그동안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제자사랑'과 격려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준비한 자리였다.

앞치마 두른 모습이 멋쩍고 어색했지만 식사초대시간이 다가오자 소매를 걷어붙인 교수들은 어색함을 잊은 채 아침 식사 준비로 분주했다.

지난 4년간 제자들에게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심어주며 참스승이 되라고 가르쳐온 강의실의 열정이 이제 막 구운 토스트와 잘 익은 과일들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대된 222명의 4학년생들은 평소 강의실에서 본 모습과는 다른 생소한 스승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탄성과 박수를 보냈고, 교수들의 정성에 콧등마저 시큰해졌다.

이른 아침부터 식사준비에 바빴던 사범대 김용찬 학장과 교수들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구운 토스트와 과일을 나눠주며 정다운 말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서툰 솜씨로 만든 토스트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제자들이 고마웠고, 자신의 뒤를 이어 교육자의 길을 걷기 위해 이제 교단에 서게 될 제자들을 보며 뿌듯하고 대견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용찬(47) 학장은 "요즘 흔히들 참스승이 없는 세상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혹시 나부터가 나태함과 부족함으로 제자들에게 참된 스승 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 반성하며 제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영남대 사범대는 평소 교수들이 제자들을 위한 아낌없는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왔고, 제자들은 그에 보답하는 마음을 담은 감사패와 손수 만든 점심식사를 스승께 대접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사제간의 남다른 정을 보여주고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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