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순 맞아 화보집 내고 첫 개인전-대구 이해호씨

칠순의 농부가 생활주변의 인물들을 화폭에 담은 그림전을 갖고 있어 화제다.

지난 3일 '선녀들의 맵시'라는 화보집을 내고 70평생 첫 개인전을 연 이해호(71.대구시 달서구 갈산동)씨가 그 주인공. 12일까지 인터불고호텔 2층 갤러리쁘라도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이씨는 이순(耳順)을 넘어 본격적인 그림공부에 뛰어든 늦깎이 화가다.

'화가가 되는 게 어릴적 꿈이었습니다.

대대로 농사를 가업으로 잇다보니 기회를 잡지 못하다 고희를 넘기고서야 이제 그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늦게 시작한 그림공부지만 그는 지난 94년부터 지금까지 대구대 평생교육원 미술교육부에 나와 꾸준히 그림공부를 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정과 정성이 대단하다.

이번에 선보인 그의 인물화에는 주변의 동료, 친지, 친구들이 등장한다.

가족, 그림공부를 하면서 만난 학업동료,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이웃 사람들을 중심으로 화가가 일상생활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을 모델로 했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인물에 대한 직관력 그리고 진솔한 표현력이 잘 나타나 있으며 유화기법도 형식에 구애 없이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이씨를 지도하고 있는 대구대 조형예술대학 정대수 교수는 '이 화백이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20여년간 사회교육원, 문화센터, 화실 등에서 많은 스승으로부터 그림 지도를 받았지만 스승의 화풍을 답습하거나 계승하지 않고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농사를 지으며 그림뿐만 아니라 향토사학자로, 민속학자로 활동해왔다.

도시계획으로 밀려난 실향민을 위해서 옛 고향을 기리는 향토지를 발간하기도 하고, 오월 단오절에 행하는 추천(그네)대회를 찾아다니며 시연을 지도해왔다.

또 잘못 표기된 지명, 민요 등도 고증해 바로잡고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의성의 빙계, 밀양의 얼음골 등의 자연산세와 계곡의 지질을 조사, 겨울에 언 얼음이 여름동안 서서히 녹는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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