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월산 산나물 박사

일월산에서 캐온 산나물들을 자신의 마당에 한두 포기씩 심어놓은 김춘자(57.여.영양읍 서부동)씨는 올해로 40년째 봄이면 산나물 뜯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영양군 청기면 상청2동이 친정인 김씨는 이미 처녀때부터 마을 아주머니들을 따라나서 산나물을 뜯었다는 것.

이 때문에 무려 50여 가지에 달하는 산나물의 이름과 서식 장소 등은 휑하니 꿰뚫고 있어 산나물에 관한 한 남에게 지기를 싫어할 정도로 해박하다.

"일월산은 산도 명산이지만 요즘 제철을 만난 산나물이야말로 100가지 고기반찬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월산 산나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누가 뭐래도 영양에서는'나물취'라고 불리는'취나물'이 최고이고 다음이 '참나물' '곰취' '어수리' '박취' '당귀' '까마귀발' '놋절나물' '부지깨나물' '산주싹' '종발나물' 순이다"고 설명했다.

함께 산나물을 뜯으러 가는 이웃들도 자신들이 뜯은 산나물보다 김씨네 산나물이 항상 더 맛있다며 이유를 묻는데 이는 같은 산나물이라도 억센 것은 피하고 보드라운 나물만 가려서 뜯기 때문이라고. 특히 집에 갖고 온 산나물을 다듬고 적당히 통풍이 되는 장소에서 건조해서 보관하는 일은 정성이 없으면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벌써 10여년 전부터 이웃들이 다투어 산나물을 구입해 외지에 선물로 보내고 있는데 이를 받은 외지인들은 산나물이 너무 깨끗하고 향기가 좋아 제때 먹지도 않고 집안에 걸어놓고 냄새에 취한다는 말들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결혼 36년째인 김씨는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이곳 우체국에 근무하는 남편 안여락(60)씨와 함께 산에 오르는데 봄에는 산나물을 뜯고 가을이면 알밤과 도토리도 줍다보면 지금껏 건강 걱정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자랑했다.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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