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등 기초학문의 위기는 단순히 이들 분야 책을 읽지 않는다는 문제를 떠나 우리 대학들이 날로 저급.소비향략적 문화에 동화되고, 취업.고시를 위한 학원처럼 변질돼 가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 아니겠어요".
영남대 정문 앞에서 14년동안 '함께 사는 우리땅을 일구는 남도책방'을 지키고 있는 여주인 차선희(40)씨. 영남대 84학번으로 현재 이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녀는 지난 89년부터 서클 선배이자 남편인 하형기(44)씨와 책방을 시작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금서(禁書)나 이념서적을 판매하다 '고초'를 당할 정도였던 이 책방은 지금도 영남대 운동권은 물론 일반 대학생들의 문화공간이요, 자부심이랄 정도. "개업 초창기만 해도 하루에도 몇명씩 이념서적 원전을 읽는 고정 독자가 있었으나 요즘은 1년에 2권 나갈 정도"라고 말했다.
"요즘 지방대생들의 독서력이 죽어가고, 영어.고시책 등 실용서적들만 구입하는 것 자체가 시대와 욕구의 반영"이라며 "대학문화도 공동체와 정체성 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취업과 학점에만 매달리게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절망스럽다"는 그녀.
책 읽는 세상을 만들기에 일조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매주 목요일 운영되는 영남대내 독서 및 토론모임인 '목요 북 카페(cafe:daum.net/exlibris)'에 도서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희망의 싹을 틔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돈만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돈되는 업종으로 전업해야 하지만, 영대생들에게 책방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이 책방만이라도 시류에서 '지체'돼 좋은 전통을 지켜나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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