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평양에서 재개된 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북한측 폭언으로 전도가 불투명해졌다.
20일 1차 전체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창련 단장은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남측이 핵문제에 추가적 조치라면서 대결의 방향으로 나간다면 남북관계가 영(0)으로 될 것이며,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박 단장의 기조발언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 더 크게는 동북아의 안보불안을 몰고 온 원인행위자는 북한이다.
자신들의 핵 개발은 정당하고, 우리의 자위적 대응조치는 잘못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우리를 겁박(劫迫)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한 주민들을 상대로"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란 대목에 이르러선 할 말을 잊게 된다.
94년 3월의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란 폭언의 재판이다.
입만 떼면 내세우는 그들의 '민족공조'가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 바뀔 수 있는 허울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백히 드러낸 셈이다.
박 단장의 협박이 가증스러운 것은 그 자리의 주의제 중 하나가 대북 쌀 지원이었기 때문이다.
얻어먹는 사람은 얻어먹는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있어야 한다.
북 핵에 대한 추가조치를 비난하는 것은 그들의 속사정 때문이라 봐 넘겨줄 수도 있다.
그러나 남한을 재난의 수렁으로 만들겠다는 협박은 동냥 밥그릇을 내동댕이치며 밥을 갖다 바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패륜아를 상대해야 하는 우리가 참혹할 뿐이다.
남측대표인 김광림 재경부 차관이 동족에 대한 협박발언을 비난하고, 북한 핵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한 '납득할만한 조치'를 요구한 것은 잘 한 일이다.
필요하다면 폭언의 당사자인 박창련 단장의 사과나 교체를 요구하는 것도 검토해보아야 한다.
외교의 기본예절과 관례도 모르는 인사와 무슨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사정이 답답한 쪽은 북한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협력 통로는 차단되고, 중국마저 사스 사태로 연결이 안되는 상황이다.
폭언과 핵 사태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입장을 관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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