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언제인가부터 남미 안데스 산 속 티티카카 호수 주변에 자생하면서 약 1만8000년 전 인간의 눈에 띄었고, 기원전 5000년경부터 남미에서 재배된 것으로 식물학자들은 추정한다.
500여 년 전, 문명사회에 소개되면서 오·남용이 성행하여 급기야 지금은 만병의 근원, 심지어 백해무익한 것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는 담배가 신령스런 식물(yerba sancta)이었다.
오는 31일은 금연의 날. 지난 500여 년동안 담배의 공덕과 해악을 돌아봄으로써 우리 스스로 담배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 천년 전 잉카에서 마야, 아즈텍에 이르는 동안 사람들은 담배를 신이나 어떤 절대자가 준 선물로 귀하게 여겨 온갖 방법으로 애용했다.
마야인은 최초의 흡연자로 추정되며, 10세기 경 마야 멸망후엔 아즈텍이 마야의 흡연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담배 사용법은 지역이나 종족에 따라 다양했다.
코로 흡입하고, 씹고, 먹고, 마시고, 몸에 바르고, 관장하기도 하고, 전사의 얼굴에 뿌리고, 파종 전 밭에 뿌리고, 섹스하기 전 여자에게 뿌리기도 하고, 마취제 등 온갖 의약용으로 이용했다.
또한 사냥꾼들의 밤눈을 밝게 한다고 믿어 담배 즙을 눈에 넣었고 사냥개에게도 그렇게 했다.
북아메리카 인디언은 치통억제, 뱀에 물린 상처 치료, 폐를 깨끗이 해 준다고 믿었다.
담배를 죽을 정도로까지 많이 피우고 복용하는 위험한 시험을 거친 뒤에야 주술사(샤먼)가 되어 담배를 이용했다.
아울러 환영과 우정의 표시, 안정과 자기 억제 수단, 악마를 막고 바다의 폭풍을 달래는 수단으로 활용됐으며, 담배연기는 신과의 연결고리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1492년 콜럼버스 일행의 탐험을 계기로 담배는 신세계에서 온 만병통치약으로 소개되면서, 각종 외상 치료와 해독제, 전염병 예방 등에 널리 이용됐다.
이후 담배는 좋은 것으로만 인식돼 오·남용이 성행했고 그 결과 온갖 부작용과 해악이 빈발하게 됐다.
여러 연구자들의 발표에 의하면 담배는 태아나 신생아의 발육에 지장을 주고, 간접흡연으로 어린이의 만성중이염을 유발하며, 잇몸과 치아를 상하게 하고, 빨리 늙게 하며, 오장육부 거의 모두에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등 건강 측면에서 가장 고약한 존재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질병의 위험성에도 불구,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
무엇 때문일까? 1만 수천년 전 그러했듯 담배는 분명 이로운 점이 많은 식물이다.
특히 감정의 조절제로서나 정신적 위안제로서 큰 역할을 한다.
"왜 흡연을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인간이기에 흡연한다" 라는 답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담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사용 방법에 따라 득과 실의 양면성이 공존함은 담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99년에 이미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률은 세계 1위였고 2001년에 여성 흡연자 수가 1백만명을 넘었다는 사실은 크게 우려되는 점이다.
흡연은 직접이건 간접이건 피하는 편이 좋다.
특히 태아부터(실은 수태되기 전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는 흡연과 접하지 않아야 건강에 지장을 받지 않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젊은 여인이나 임산부·청소년들은 흡연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어쨌건 금연하는 것이 좋지만 그러나 사람들중에는 담배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담배를 애용함에도 예절과 절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실천한다면 담배는 인간의 좋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시련(영남대 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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