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동생으로 지난해 타계한 마거릿 공주는 담배와 관련된 여러 가지 뒷말을 남기고 있다.
장수하는 영국 왕족들과는 달리 71세에 세상을 떠난 그는 사실 지독한 애연가였다
사인이 뇌졸중이지만, 1985년 한쪽 폐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도 담배를 계속 피울 정도로 '골초'였다.
그게 죽음에 이르는 병을 얻게 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국 왕족으로는 처음으로 화장을 선택(유언)한 것이나 굳이 흡연을 고집한 건 평민과 결혼한 뒤 왕가의 냉대에 대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연민을 동반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과학적인 보고는 1950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의학 관련 학술 논문 중 단일 과제로는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을 정도이다.
연구 방법이 발전할수록 그 해로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0여종의 발암물질과 4천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각종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평균 2.5배 높이고, 평균수명을 14~15년이나 단축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이 지구촌에서는 10초당 1명이 담배 때문에 죽고 있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안 피우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무려 22배나 높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 흡연인구는 5명 중 1명 꼴인 11억여명에 이르며,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남자의 흡연율은 중국·베트남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한다.
그래서 WHO가 '라이트' '마일드' 같은 문구까지 못 쓰도록 하려 한다.
▲우리나라 담뱃값이 이르면 내년부터 한갑당 평균 3천원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최근 WHO 총회를 다녀온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 담뱃값이 미국·영국 등의 20~25% 선에 불과하다"며, 청소년 등의 흡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값을 크게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WHO 총회에서 채택된 '담배규제기본협약'은 소비를 줄이도록 가격과 세금정책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그 발효 이전이라도 관련 국내법을 개정해 실행할 움직임이다.
▲흡연자들은 벌써부터 이를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담뱃값을 올려 새로 흡연하는 사람들을 줄이고, 피우고 있는 사람들도 담배를 끊게 한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휘발유값을 올려도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지 않았듯이, 값을 올려 금연을 유도하는 방법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부정적인 시각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흡연자들도 담배의 해악을 모르고 있지는 않다.
아직 국민적인 합의의 절차는 남아 있지만, 금연은 개인의 의지와 사회의 협력이 합쳐질 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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