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 상품 한국기술로 포장

대구의 한 중소 기계업체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유럽 시장에 당당히 진출해 제품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국내 포장기계 생산의 선두주자인 대구 성서공단내 영신기계로 이 회사는 미-이라크 전쟁, 사스(SARS)등 각종 경기악화요인에도 불구, 유럽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신기계에서 생산하는 포장기계는 일명 '톰슨' 또는 '다이커터'로 불리는 설비로 인쇄된 종이원단을 박스로 제조하기 위해 평면 형태의 전개도에 따라 원단을 절단하고 틈새 및 접는 선을 만들어 주는 기계다.

1980년 설립한 영신기계는 5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국내 첫 포장기계 생산에 성공했고, 88년 자동톰슨기 YT-1450S의 일본수출을 시작으로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또 제품 기술력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아 96년 미국, 터키 시장을 개척했고, 98년부턴 영국, 프랑스, 이태리, 네덜란드, 벨기에 등 포장기계 본고장인 유럽에서 세계 굴지의 거대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2000년 독일 튜브사의 심사를 거쳐 까다롭기로 소문난 CE마크까지 획득하면서 유럽 시장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영신기계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골판지 전용 자동기종인 'YT-1700SII' 개발에 성공,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구성 및 작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한국수출포장, 태유판지, 삼성포장 등 국내 거대 포장공장에 납품되고 있는 YT-1700SII는 지난해 6월 골판지관련기자재 세계 최대 전시회인 파리 전시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영신기계는 전시회 참가중 프랑스 업체와의 판매 계약에 성공했고 영국, 미국 등에 추가 수출을 확정지었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 회사는 국내포장기계업체로서는 유일하게 유럽 및 미주 지역의 주요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다.

국내 생산업체들의 기술력이 아직까지 일본, 스위스 등 포장기계 선진국들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태호 영신기계 대표는 세계 포장시스템은 0.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제품을 생산 그대로의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포장 상태에서의 보존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영신기계에서 생산하는 포장기계의 경우 이같은 정밀성은 기본이고 시간당 7천200장까지 생산가능한 장비로 수동보다 3, 4배 정도나 처리량이 늘어난다.

영신기계는 2001년에만 프랑스 암바라즈, 폴란드 타르팍, 미국 프린트 2001에 자사 포장기계를 출품해 국내 관련업체들의 선두를 달리는 독보적 기술력을 증명했고, 올해 말 이태리 밀란에서 개최되는 GEC 전시회에 이어 2004년엔 세계최대 인쇄기자재 전시회인 드루파 전시회에도 국내 최초로 참가할 예정이다.

이태호 대표는 "2002년 150억에 이어 올해는 200억 이상의 매출액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계속도 고속화 및 작업교체 단순화, 다용도 기계개발 등에 총력을 기울여 세계 최고의 포장기계 생산업체로 우뚝 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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