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안산 꽁치 흉어

'최근에 연안산 꽁치를 맛보신 적이 있나요'. 봄철 회유성 냉수어종 꽁치가 올들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맛 보기 어려운 귀하신 몸(?)이 됐다.

4월말 현재 울진군의 꽁치 어획량은 8t. 지나해 같은 기간의 801t에 비하면 겨우 1% 수준. 그나마 잡히는 꽁치의 크기도 예년의 35∼40cm보다 턱없이 작아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처럼 꽁치 흉어기가 이어지면서 가격도 상승, 60마리 한 상자당 가격이 6천∼8천원하던 것이 지금은 1만3천∼1만4천원을 호가한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부둣가에서 말만 잘하면 그냥 퍼주었던 꽁치 인심이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

4, 5월이면 바닷가에 나가 숯불을 피워놓고 통째로 칼집을 내 소금을 뿌려 구워먹던 꽁치구이 진풍경도 사라졌다.

때문에 가정에서 주부들이 식탁에 올리거나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내놓는 꽁치의 대부분은 러시아나 일본 해역에서 잡아온 원양산.

원양산은 연안산과 달리 냉동 보관해 꽁치 특유의 담백한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울진읍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미경(52.여)씨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연안산 자체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손님들이 작년만 여기고 꽁치를 내놓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는데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는 원양산을 내 놓을 수도 없는 일 아니냐"며 고민스러워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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