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주자인 강재섭 의원과 서청원 의원간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다. 서 의원이 21일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돼 국무총리와 내각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자 강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제1당이 되기 위해 배수진을 친 선거전략으로 보는데 우리가 거기에 숟가락을 얹는다든지 해서 사이비 야당으로 나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이날 경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청년위원회 행사에 참석, "두 번 졌다가 다시 살아나려면 억수로 힘이 드는데 패배의 얼굴, 옛날에 나온 그 얼굴이 다시 간판으로 전면에 나서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화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서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자민련처럼 불임정당이어서는 안되며 과거의 얼굴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잊혀지는 것은 미움을 받는 것보다 못하다"며 공세를 계속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28일에도 이어져 이날 대전 대덕구 개편대회에 나란히 참석, 공개 논쟁을 벌였다.
강 의원은 "노 대통령의 의도에 진실성이 결여돼 있다"며 "지난 3월에는 '제1당에게 국무총리 지명권을 넘기겠다'고 했다가 한달 뒤에는 '과반수의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게 내각의 구성권한을 이양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 노대통령과 서 의원의 주장은 대통령 중심제의 명확한 책임정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서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그는 "더 이상 노무현 정권의 불안한 국정운영에 나라의 모든 것을 맡기기 어려워 졌다"며 "한나라당은 총선승리를 바탕으로 비판과 견제라는 야당의 영역을 넘어 국정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우리 헌법에는 이미 책임총리제의 정신이 반영돼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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