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경제계 화두 'D'

최근 경제계에서 D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을 비롯, 디마케팅(Demarketing)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 디스카운트(Discount) 등 영문자 D로 시작되는 용어들이 한창 회자(膾炙)되고 있다.

우선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겹치는 디플레이션. 세계적으로 디플레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디플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이 불안하고 소비자물가가 3%대로 높은 만큼 독일,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올 1분기 GDP 성장률이 3·7%에 그칠 정도로 '경제성적표'가 초라하게 나오고, 소비재 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디플레 우려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업들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 대비책 검토에 속속 착수했다.

여기에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은행들은 개인에 이어 기업 고객에 대해서까지 디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실징후가 포착된 거래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여신 감축에 나선 것은 물론 정상기업에 대해서도 재무건전성 감독에 나섰다.

무턱댄 외형 확장보단 '알짜배기'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의도다.

SK글로벌 사태처럼 일거에 치명타를 입는 불상사를 막겠다는 은행들의 '고육지책'을 이해못할 바도 아니지만 결국 기업들의 '돈줄'을 죄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소비위축을 돌파하려는 유통업계의 디스카운트 판매는 눈물겨울 정도다.

올초에는 화폐의 단위를 낮은 단위로 바꾸는 디노미네이션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든 D로 시작되는 용어들은 긍정적 측면보단 부정적인 뜻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런 용어들이 유행하는 것은 우리경제가 처한 어려운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활황, 주가 상승,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 수출 호조 등 긍정적 용어들이 하루빨리 대화에 더 많이 오르내리기를 기대해본다.

이대현기자〈경제부〉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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