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간디, 크리슈나무르티, 타고르, 네루와 마하리시가 숨쉬었고, 그리고 지구의 어머니인 히말라야를 머리에 이고 있는 곳. 불교와 힌두교의 발상지였고, 동양학자이자 언어학자였던 막스 뮐러가 이미 100년전에 '자연이 베풀 수 있는 모든 부와 힘과 아름다움을 가장 풍족하게 타고난 나라'라고 예찬했던 나라.
불교라는 인연이 아니더라도, 특히 수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늘 손짓하며 부르는 나라 인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로 기아와 질병이 삶과 함께 공존하며, '죽음'이 바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무엇이 사람들을 인도로 유혹하는 것일까?
법정스님의 '인도기행-삶과 죽음을 넘어서'(샘터 펴냄)는 떨칠 수 없는 인도의 유혹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다.
1989년부터 3개월동안의 인도여행을 기록하고 사진작가 김홍희씨가 38점의 독특한 인도사진을 실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기행문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수행자의 수행기록이기도 하다.
산중 암자에서, 혹은 동.하안거때의 맹렬증진을 통한 수행이 아니라 깨달음의 과정을 설파한 십우도(十牛圖)의 마지막 단계인 입전수수(저자로 돌아와 손을 드리우다)의 심정으로 인도라는 정신적인 고향을 몸으로 돌며 수행한 결과이다.
불교의 4대 성지로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와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 최초 설법지 녹야원, 열반지 쿠시나가라는 물론 불교 포교의 중심지 였던 왕사성과 최초 불교 사원 죽림정사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설명해나가고, 대중들에게 전하는 수행승으로서의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인도기행의 끝은 '죽음'이다.
평범한 대중은 물론 깨달은 자까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문제는 그 한 끝이 삶과 맞닿아 있는 것이 자명하다.
삶을 통해 죽음을 보고 죽음을 통해 삶을 만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스님은 이 기행을 "죽음은 모든 것과의 단절이다.
참으로 산다는 것은 집착하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릴 때만 가능하다.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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