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천연가스(LNG) 산지인 아체지역을 둘러싼 인도네시아 정부군과 아체 독립운동단체인 자유아체운동(GAM) 간의 27년에 걸친 유혈분쟁이 재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8일 일본에서 열린 평화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수마트라 북단 아체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공격을 재개했다.◇
국제엠네스티(AI)는 정부군의 분리주의 아체 반군에 대한 소탕전이 장기화되면서 각종 인권유린행위가 속출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작년 연말에도 이번처럼 평화협상이 타결될 듯 하다가 결렬됐다.
평화협상이 잘 되지 않는 이유가 있나.
▲분쟁의 뿌리가 깊고 너무 오래 끌어 지친 측면도 있다.
아체는 완전한 분리 독립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한적 자치를 허용한다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
아체족은 네덜란드와 100년 전쟁을 불사할 만큼 옛날부터 독립열망이 강했다.
-아체 지역이 분리독립하려는 이유는 뭔가.
▲인도네시아는 외형상 세계최대의 이슬람 국가다.
2억2천만 인구의 90%가 이슬람을 믿고 있다.
그렇다고 중앙정부가 이슬람정책만을 펼 수도 없다.
아체지역은 정통 이슬람주의자들의 본거지다.
이들은 중앙정부의 미지근한 이슬람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다.
그래서 종교와 정치가 일치하는 이슬람국가로 독립하려 한다.
-인도네시아가 아체지역 독립을 봉쇄하려는 다른 이유가 있나.
▲수하르토 정권이 붕괴되고 동티모르가 분리 독립되면서 많은 종족들이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아체지역의 독립은 리아우지역의 말레이족이나 기독교문화권의 말루쿠 등 분리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선 있을 수 없는 독립요구다.
최대 천연가스 산지인데다 후추와 커피의 집산지로 무역항인 이곳은 경제적으로도 요충지다.
-내년 인도네시아 총선과의 연관성은.
▲2004 총선은 인도네시아로서는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는 중요한 국사다.
아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국제적으로 분쟁의 이미지가 계속돼 정치권을 압박하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를 독립시켜주는 대신 국제사회의 모든 나라로부터 인도네시아내 다른 종족의 분리독립 운동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보증을 받았다.
가장 최근까지도 이에 대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던 중국도 작년 주룽지 총리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메가와티 총리에게 약속한 바 있다.
최근의 아체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정부군의 소탕작전에 국제사회가 조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인들의 피해가 잇따르는데도 비난의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아체에 대한 다른 이슬람국가나 단체로부터의 지원여부는.
▲이슬람인들은 국가보다 이슬람사회를 우선시한다.
그동안 많은 곳에서 아체를 지원해왔다.
특히 원리주의를 주장하는 이슬람사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양측이 수용할 만한 가장 바람직한 평화적인 해결방법은.
▲중앙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지방자치를 최대한 허용하는 방식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의 선을 긋고 자유아체운동(GAM)을 이끄는 극단적인 분리주의자들을 차단하는 것 외에 군사작전에서도 양온정책을 잘 펴는 것이 중요하다.
아체 쪽에서도 정부를 상대하는 목소리가 하나가 아니라는 약점이 있다.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담.정리=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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