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도파업... 이모저모>

30일로써 철도 파업이 사흘째를 맞으면서 대구.경북 구간 철도편 대부분이 결행돼 여객 불편은 물론 화물 운송 마비 사태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파업 초기가 열차 이용객이 많은 주말과 일요일이어서 여객 피해가 더 컸으며, 30일 출근시간대 불편도 적잖았다.

○…29일 각 역에서는 차편때문에 불안해 종종걸음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구역에서 만난 정현종(35.서울)씨는 "오후 5시 서울행 열차표를 예매했으나 취소됐다"며 급히 고속버스 표라도 사야겠다며 종종걸음을 쳤다. 이강수(22.대구 칠성동)씨는 "부산행 열차를 타려면 4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다"며 시민 피해를 호소했다.

대구역 대합실에서 줄곧 TV를 들여다 보고 있던 정미선(25.여.대구 신천2동)씨는 "서울행 열차를 타려고 2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강명숙(58.여.서울)씨는 29일 오후 6시 출발 예매 열차의 운행이 취소된 걸 알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대구 딸집에 왔다가 되돌아 가는 길이라는 강씨는 "다리가 아파 좌석을 끊어야 하지만 입석밖에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철도 파업은 휴가 나온 군인들에게 특히 타격이 컸다.

29일 귀대하려 동대구 역을 찾았다는 김동민(22.육군본부) 상병은 표를 구하려고 평소보다 4시간이나 일찍 집을 나섰다며, "천금같은 휴가가 줄어든데다 안내 전화도 받지 않아 기분을 잡쳤다"고 했다.

0…승객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29일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려 대구를 찾았다는 김종식(48.부산 연산동)씨는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도 입석밖에 구할 수 없다"면서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해 국민의 발목을 잡는 파업은 노조 지도부의 이기주의"라고 주장했다.

경주의 절에 간다는 김수선(66.수원 인계동)씨는 "동대구에서 경주까지 통일호 열차를 이용하려 했지만 운행하지 않아 버스를 타야 한다"며, "무거운 짐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앞으로 다시는 기차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 구내 방송이 불친절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족들과 함께 대구에 왔다는 김강산(40.부산 학장동)씨는 "죄송하다고 하긴 했지만 일방적으로 운행 취소를 알리는 듯한 안내 방송에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항의하지 않았으나 다른 승객들도 상당히 기분나빠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동대구역 매점 상인들은 파업으로 매상이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과자.음료 등을 파는 이모(61.여)씨는 "주말이지만 평일보다 장사가 더 안 돼 평소 매출의 20% 정도에 불과하다"며 하루빨리 파업이 타결되기를 희망했다.

○…28일 오전 부산으로 갔던 철도노조원들이 경북대로 옮겨 시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이 경북대 주변으로 몰리는 등 한때 긴장감이 높아졌다.

경찰은 경북대 정문.북문.후문 등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으나 이날 정오쯤 노조원들이 대학에 들어가지 않고 해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오자 즉시 철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행이라는 최악을 상황을 피해 천만다행"이라며 안도해 했다.

0…파업 3일째를 맞은 30일, 계속 근무하는 역무원들에게 피로가 쌓여가는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사무직 경우 지난 24일부터 교대로 24시간 비상 근무를 계속해 체력이 바닥에 이르렀다는 것. 밤샘 근무로 눈이 충혈됐다는 한 직원은 "하루빨리 파업이 마무리돼 정상 근무 체제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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