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이던 지난 9일 칭화대학 초청강연에서 '앞으로 한국도 중국처럼 과학기술인의 공직기용을 확대하겠다'고 한 말을 들었다.
이는 과학기술인들에겐 희소식이자 대학입시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역사적인 발언이다.
필자는 일찍부터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인을 장·차관을 비롯 정부고위직에 중용할 것을 주장해 왔다.
노 대통령도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 힘의 원천이 과학기술인의 폭넓은 중용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중국 강택민 전 주석은 두 번이나 기흥의 삼성반도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세계 제일의 삼성반도체에 탄복했고, 중국은 도저히 삼성을 따라갈 수 없으니 삼성이 중국에 반도체공장을 세워 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에 소주에 삼성반도체공장이 들어섰고, 현재 가동 중이다
필자도 1996년 공장 준공식때 참석했었다.
대구·경북, 소위 'TK'는 한때 한국 최고의 영광을 누린 적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과학기술의 중심지도 역시 TK였다.
당시 조성된 구미 전자산업, 포항 철강산업 단지는 지금도 세계를 군림하며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섬유산업을 고집해온 대구는 지금 지역 경제를 지탱할 만한 산업이 없는 실정이다.
섬유 밀라노 프로젝트도 구호만큼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경북보다 대구가 문제인 것이다.
대구엔 대학과 과학자는 많지만 과학은 없다고 한다.
21세기 대구를 1등 도시로 만드는 원동력을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은 정치가 필요하지만 정치에 의존할 시대는 아니다.
21세기 국력은 원자탄이나 총구가 아니라 과학기술에서 나온다.
대구를 과학기술의 요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구경북엔 포항가속기연구소 이외에는 그 흔한 대단위 국립과학연구소 하나 없다.
현재 대구시가 구상하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대구테크노폴리스 단지 창립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행정수도가 중부지역으로 이전되면 대단위 첨단과학연구의 중심은 필연적으로 대구경북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대덕연구단지는 이미 그 활동에 한계가 왔다.
대구가 21세기 첨단과학연구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역에서 세계 제일의 과학자가 나오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생산한다는 환상 아닌 환상도 가져야 한다.
노벨 과학 수상자도 나와야 한다.
위대한 과학자의 탄생은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 세계를 살릴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서서히 산 호세(San Jose)로부터 어바인(Irvine), 산 디에고(San Diego) 등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산 호세의 중국 과학자들도 조국의 상하이로 돌아오고 있다.
연구와 사업을 하기 더 좋은 곳, 삶의 환경이 쾌적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지역 출신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속속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구미와 대구를 연결하는 제조벨트라인를 만들고 유통도 확대해야 한다.
12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전국과학기술인협회 주최로 과학시민걷기대회가 열린다.
요즘 미국 등지에선 걷기대회가 인기있는 시민문화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이번 과학시민걷기대회가 지역 과학기술인이 함께 힘을 모으고, 대구 경북이 과학기술의 새로운 메카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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