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양수산부 휴양시설은 직원용?

"해양수산부가 직원 휴양용 시설물이라는 비난을 두려워한 나머지 마치 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 광고를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정말 실망을 금치 못합니다"

최근 해수부 휴양시설 일반인 무료 개방 소식에 '아주 특별한 한 여름밤'을 고대하던 김모(34.울진군 울진읍)씨의 꿈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일반인들에게도 무료 개방키로 한 등대 등 전국 각지의 해수부 휴양시설들이 실제로는 직원들에게 우선 이용 혜택를 주고 있거나 성수기엔 아예 일반인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등 '생색내기용'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달 초 홈페이지를 통해 국립수산과학원 울진시험장 등 전국 13개 시설물들을 일반인들도 무료 이용할 수 있다고 공개 홍보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시설물들은 대부분이 한적한 해안가에 위치, 주변 경관이 빼어난데다 주방기기, 욕실 등을 갖춰놓고 있어 가족단위 휴양지로 각광받는 곳.

고교 동창모임에 나갔다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다음 날 울기. 간절곶 항로표지관리소 휴양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전화를 걸었으나 사실상 이용이 불가함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관리소측이 해수부 직원 사용을 위해 매년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일반인들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또 평소에도 내부 사정상 매주 월요일과 매주 셋째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월 첫째. 셋째주(울기), 둘째. 넷째주(간절곶) 금.토요일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

이와같은 사정은 여수. 동해. 군산. 목포. 제주청 등이 관리하는 다른 지역 휴양시설들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국립수산과학원 울진시험장 등은 해수부 발표와는 달리 시설물 개방 자체를 부정, 아예 접수조차 받지 않고 있다.

울진시험장의 한 관계자는 "해수부 소속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한, 말 그대로 직원용"이라며 "해수부가 어떻게 홍보하고 있는지 몰라도 우리는 시설물 자체를 일반인에게 개방한 적도, 개방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김씨는 "해수부가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직원용 휴양시설을 화려하게 꾸며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일반인 개방'운운하며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관계 기관의 철저한 진상조사 및 처벌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홈페이지 관계자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항로표지과 관계자들이 건네준 자료를 받아 그냥 올렸을 뿐"이라고 했고 항로표지과 관계자는 "연중 개방을 하고 있으나 일부 청에서 성수기때 직원들에게 이용혜택을 우선적으로 주는 것 같다 "고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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