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신-구 돌연 '우린 동지'

민주당 신.구주류가 내년 총선 승리를 지상과제로 삼는 등 최근 두 차례에 걸친 회동을 통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비공개로 열린 조정회의때마다 문석호 대변인은 회의 내용에 대해 "양측의 입장차이가 많이 좁혀 졌다. 기존에 못 보여주던 진지한 회의 모습이었다"며 높이 평가했고, 정대철 대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동지애를 구축했다"며 대타협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당 관계자들은 양측간의 타협이 어느정도 선까지는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3차 회의 후 신구주류가 모두 공감한 "내년 총선 승리가 지상과제이며, 당의 진로 논의도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은 '10석이 되더라도 전국정당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신주류측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신주류가 주장했던 신당의 개념과 방법론의 기조를 변형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에 양측간 갈등의 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멱살잡이로 파행된 지난 당무회의가 공개로 진행된데 비해 조정회의가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적 액션없이 공감대를 형성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만 진지한 논의를 하려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신.구주류 모두 "공개되면 추가논의가 어렵게 된다"며 공개를 꺼리고 있고, 2차회의에 배석했던 문 대변인은 "회의 자세가 진지하고 결연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해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실었다.

이같은 대타협 기류에 따라 통합신당 구상에 또다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신.구주류간 마지막 교섭 창구인 조정기구의 신.구주류의 조화에 중진들이 "잘될 것 같다"며 병풍을 치고 있다. 김근태, 조순형, 추미애 의원 등이 축이 된 중도파 54명은 이미 '통합신당 추진'을 선언했고, 한화갑 전 대표도 원군으로 나설 태세다.

그러나 대타협을 속단하기는 금물이다. 신당론자들이 구주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국순회 토론회를 강행하는 등 대화 결렬에 대비하고 있고 25일 독자적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세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또 한나라당 탈당파 5명은 당 밖에서 신주류의 탈당을 압박하고 있어 신.구주류간 타협을 가로막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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