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오페라 메카 만들자(상)-왜 오페라인가

7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구시립오페라단의 개막공연 '목화'와 함께 개관돼 '대구오페라시대'가 열린다.

또 대구시는 국제오페라축제를 만들기 위해 시립오페라단을 비롯, 국립오페라단 등 4개 오페라단이 참가하는 대구 프레 오페라 축제를 10월 한 달 동안 개최할 예정이어서 70, 80년대에 이름을 떨쳤던 문화도시 대구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대구는 오랫동안 음악도시, 나아가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어왔다.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많은 예술인들이 대구에 정착했고 2, 3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들의 활동은 대구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정치·경제·문화의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된 90년대 중반 이후, 그 명성을 잃기 시작했지만 이번의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국제오페라 축제 개최는 문화도시 대구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최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가 오페라 축제의 개최지로 적당한 것은 우선 오래된 역사와 풍부한 재원을 들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대구는 여러 예술 장르중에서 특히 음악이 강세를 보였다.

1964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창립됐고, 70, 80년대에는 계명대를 비롯,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경북대에 음대 혹은 예술대학이 설립되면서 대구음악의 전성기를 맞았다.

대구예술대와 전문대 음악과를 포함하면 연간 대구에서 배출되는 음악전공자는 8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페라의 경우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키네마 극장에서 현제명의 '춘향전'이 공연된 기록과 64년 계명대에서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공연한 기록이 남아있다.

이어 타계한 김금환(전 영남대 교수), 이점희(전 영남대 교수)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1972년 대구오페라협회(현 대구오페라단)가 창단됐고, 73년 '토스카'(김금환 연출, 이기홍 지휘)를 공연했다.

또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에 이르러 계명오페라단, 영남대 오페라단 등 학교 동문을 중심으로 한 대학오페라단과 민간오페라단인 영남오페라단이 창단됐고 90년대 중반에는 로얄오페라단이 만들어 지는 등 80년대 중반이후 오페라만큼은 오히려 최고의 발전기를 맞았다.

김희윤 대구오페라단장은 "대구의 오페라 역사가 50여년이 될 정도로 매우 오래된 만큼 그 전통을 이은 오페라 축제 개최는 의미가 깊다"며 "오페라 축제를 계기로 민간 오페라단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오페라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흠은 있지만 타장르를 아우르는 총체예술이며 대중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페라의 경우, 주 출연자가 되는 성악가는 물론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연극단 등 전 장르를 통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대구문화예술계 전체를 통합하는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노래와 연기가 결합된 전통적인 특성외에도 대형무대가 주는 시각적 효과와 영상사용 등 다양한 기법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대중성도 다른 장르가 갖지 못한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 기념공연이었던 '투란도트'의 경우 사흘동안 6만여명의 관객이 야외음악당을 찾았고, 시립·민간오페라단의 공연때에도 2천~3천명의 관객이 몰려 '오페라'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은 문예회관과 시민회관, 꾀꼬리극장 등의 공연장만으로는 수요를 담당할 수 없었던 대구공연계에 또 다른 공연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대적 시설로 오페라뿐만 아니라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대형공연이 가능해졌고 무엇보다 전국에서 유일한 독립 오페라하우스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국제오페라 축제라는 또 하나의 문화인프라를 창출해 내는 기초가 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나 부산국제영화제처럼 각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투어 축제를 마련하는 현 시점에서 대구시는 타도시와 차별되면서도 대구만의 개성을 살리고 한 차원 높은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축제개최가 절실했다.

오페라하우스 개관과 맞물린 오페라축제 개최는 이런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영은 대구음악협회장은 "대구시로서도 대구시민을 하나로 묶으면서 문화도시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축제 개최를 계획해 온 만큼 오페라 축제는 적절한 선택"이라면서 "오페라축제는 그동안 대구음악계가 쌓아온 역량을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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