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여성 부대변인 '수혈'

최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여성 부대변인을 각각 1명씩 수혈, 양당의 여성 '입' 전쟁이 볼 만하게 됐다.

주인공은 민주당 서영교(39) 부대변인과 한나라당 김희정(32) 부대변인.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공통점이 많다.

먼저 서 부대변인은 성주 출신이고 김 부대변인도 부산에서 태어나 고교까지 다녔으나 아버지 고향이 경주인 대구.경북 출신이다.

또 서씨는 이화여대, 김씨는 연세대 출신으로 같은 시기 대학을 다니진 않았지만 모두 신촌에서 놀았다(?)

서씨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김씨는 중.고교 시절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뽑힌 '맹렬 여성'이란 점도 닮았다.

부대변인으로 임명되자마자 기자실 문턱이 닳도록 오가며 기자를 상대로 활발한 언론플레이를 펼쳐 딱딱한 기자실 분위기까지 바꿔놓으려는 모습에서 친자매 같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학생운동 전성기였던 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학생운동을 주도한 서씨와 학생운동이 수그러든 90년에 대학에 입학, 연세대 응원단 '아카라카' 응원단장을 하느라 데모라고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김씨의 대학 생활은 사뭇 다르다.

그래서 선택한 당도 다소 개혁적 성향의 민주당과 다소 보수적 성향의 한나라당인지 모른다.

이들의 선택은 여야로 나뉘었지만 거칠고 험악한 논평으로 시궁창 설전을 벌이기도 하는 대변인 문화를 바꿔보려는 꿈은 똑같다.

여성의 부드러움으로 품격있는 논평을 내 대변인 문화를 한차원 높이겠다는 것.

서 부대변인은 2명의 자녀를 둔 '아줌마'로 불의엔 참지 못한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인권이 유린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해서"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고등학교때부터 학생운동에 나선 그의 '전력'은 업무 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최근 특검법, 선거자금, 정치개혁 관련 논평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정치권의 부정은 선거자금에서 출발한다"며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한 깨끗한 선거 환경을 만들어 놓겠다"며 의욕을 보인다.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수년간 서울 중랑구에서 무료 도서대여점을 열어 구민복지활동을 했고 이때 이상수 사무총장의 도움을 받으며 맺은 인연이 정치입문의 계기가 됐다.

대학 졸업 뒤 전국민주정치운동본부 활동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김 부대변인은 자신의 업무에 대해 한마디로 "재미있다"며 '미스' 다운 패기를 보인다.

정치권 입문 계기를 "정치학과 출신으로 제도권에 들어와 현실정치의 폐단을 뒤집어 놓기 위해서"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가 맡은 분야는 주로 사이버 홍보다.

젊은 층들이 한나라당에 가까워지도록 그들과 코드를 맞추는 역할이다.

최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대학생이 채팅을 통해 토론의 장을 벌인 '병렬아 놀자' 이벤트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인라인스케이트 마니아다.

프로 수준인 실력을 인정받아 당내 동호회인 핫라인(Hot line)의 회장으로 뽑혔다.

학창시절 연세대 응원단 '아카라카' 응원단장을 맡을 정도로 활동파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의 혈전을 앞두고 두 여성부대변인의 입싸움을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듯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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