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 갈등을 부추겨야 하나'.
포항 교육당국의 요즘 최대 골칫거리는 바로 신흥아파트가 밀집한 이동지역의 초교 과밀화다.
지난 2001년 이동초교가 정원 840명으로 개교했으나 이미 1천700명을 넘어서면서 여론의 심한 질타를 받고 있다.
해결책이 없을까. 물론 해법은 있다.
학군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심화되면 학군 조정을 새로 하면 된다.
당초 이동초교 과밀화는 집단 민원 때문에 불거졌다.
지난해 득량동 ㅅ아파트 주민들은 "이동이 아니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다"며 법원에 지명변경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녀들을 본래 학군인 양학초교 대신 이동초교 입학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결과로 이동초교에 들어간 학생은 230여명.
올해 입주한 득량동 ㄱ아파트 초교생 250여명도 ㅅ아파트 전례에 따라 자연스레 이동초교에 전학.입학하면서 과밀화가 심화됐다.
"두 아파트의 초교생 480여명만 양학초교로 전학가면 과밀화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시각이다.
급기야 일부에서는 "과밀화에 시달린 이동초교 학부모들이 득량동 초교생 전학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 교육 당국은 학군 재배정의 명분을 얻는다", "그 외는 해법이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민 갈등은 결코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 신설 초교 부지를 눈 닦고봐도 찾아볼 수 없는 이동지역 현실을 고려하면 시교육청의 속앓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위에서 불호령이 떨어져도 별달리 묘책 없는 상황에서 담당자 모두가 속병을 얻었다"며 "주민들이 현실을 정확히 알고 서로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렇다고 교육당국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집단 민원에 밀려 우왕좌왕하다 문제를 키웠고, 여론을 수렴해 과감한 교육정책을 펼치지 못한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pjh@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