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책

◈조선의 왕세자-김문식 ·김김정호 지음/김영사 펴냄

'조선시대 왕은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졌다'.

역사학자 김문식씨와 작가 김정호씨는 왕위계승자인 세자가 왕이 되는 과정을 다룬 '조선의 왕세자교육'(김영사)을 펴냈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과 왕세자 교육을 담당한 보양청 및 강학청과 관련된 기록들인 '보양청일기'와 '강학청일기'등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태교에서 출생, 책봉, 교육내용 등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왕세자들의 태교는 어떠했을까. 국왕의 아기를 임신한 비빈은 옥과 자수정을 가까이 하고 가야금과 거문고 음악을 들었으며 복중 태아에게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들려줬다.

또 임신부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 콩 음식을 많이 먹었으며 옆으로 걷는 게와 뼈가 없는 문어는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태어난 원자, 곧 왕세자에게는 고된 교육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선조는 왕세자에 대해 철저한 조기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잠깐의 체육활동을 빼고는 아침과 낮과 저녁 시간 강의를 비롯 수시로 강연에 참석해야 했다.

세조 이후에는 세자 교육을 위해 '세자시강원'이라는 별도의 기구를 마련했을 정도. 또 즉위 이후에도 공부는 이어져 영조와 정조는 교육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교사로 나섰다고 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타타르로 가는 길-로버트 카플란 지음/르네상스 펴냄

"발칸의 동쪽에서 타타르에 이르는 21세기의 새로운 중동은 냉혹한 '천연자원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미국의 정치평론가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르네상스)은 중·근동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현실과 미국의 역할을 현실주의적 시각으로 진단하고 예측한 기행기다.

카플란의 여행은 터키, 시리아,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부터 그루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중앙아시아, 동쪽의 타타르를 거쳐 헝가리, 불가리아의 발칸까지를 아우른다.

흑백 논리에 바탕을 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 이 책은 카스피 해 송유관을 둘러싼 국제적 암투,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분쟁, 시리아와 그루지아의 정치적 혼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경제침체 등 중·근동의 어두운 현실을 조망했다.

또 '21세기 실크로드'라 불리는 이 지역이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인해 세계 자본의 각축과 갈등의 장이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저자가 지난 16년 간 이곳을 여행하며 얻은 결론은 동양 사상의 성악설, 마키아벨리의 현실주의 정치논리와 맞닿아 있다.

그는 "이 세상에는 언제나 악(惡)의 무리가 있으며 세계는 희망보다 야망이 가득 찬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악과 야만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마법의 역사-리처드 킥해퍼 지음/파스칼 북스 펴냄

'마법' 또는 '마법사'는 중세 유럽 기독교도에 의해 '악'이라는 고리가 씌워졌다.

'마법의 역사'(리처드 킥헤퍼 글·파스칼 북스)는 중세까지 성행했던 마법에 덧씌워진 부당한 적의와 추문에 이의를 제기한다.

종교역사학자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로마 세계의 문화와 게르만·켈트민족의 전통문화에서 마법의 원천을 찾는다.

북유럽의 전통문화는 로마제국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마법을 구분하지 않았다.

중세초 기독교 포교기까지만 해도 마법적 요소를 수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선교사들은 이교도의 축제에 기독교적 의미를 부여, 마법의 요소를 새로운 문화적 통합체에 편입시켰다.

적을 죽이고자 적의 형상을 띤 밀랍인형에 납침을 박았으며 병을 낫게하려 악령을 쫓아냈다.

그러나 15세기들면서 단순하고 외관상 해가 없던 마법사건이 광신적 마법사건으로 고발되기 시작한다.

재판관들이 마법사들로부터 종말기 그리스도에 대항한다는 이른바 '적그리스도적' 악마 혐의를 찾고자 한 점이다.

특히 교회개혁과 이단추방을 내건 콘스탄츠 공의회후 기독교계에 불어닥친 선명성의 바람은 마법의 단죄를 정당한 것으로 보이게 했다.

저자는 과학과 이성에 대한 믿음이 절정에 달한 현대에 오히려 사람들이 더욱 마법에 빠져드는 이유를 들며 '마법의 매력'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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