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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허난설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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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성과 여성 차별의 뿌리가 깊기는 마찬가지다.

아리스토텔레스.쇼팬하우어 등 수많은 철학자들이 불완전한 존재라고 규정하는 데 애썼으며, 동양에서도 음양설 등을 근거로 여성을 비하해 왔다.

육체적 차이를 긍정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정신적 영역까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아 왔다.

'비논리적'이라는 주장이 그 대표적인 편견이다.

그러나 보부아르는 '여성의 능력은 무시되고, 인습과 남성들에 의해 여자로 길러졌다'고 반기를 들었듯이, 예부터 철학.수학.물리학.화학 등에 빼어난 업적을 남긴 여성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허균의 누이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은 문학.철학 등에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데 사회적 억압 때문에 좌절된 경우다.

8세에 '백옥루상량문'을 지어 신동으로 불렸으나 15세에 결혼, 가부장적 가족제도로 억압받으면서도 여성에게 금기시되던 시를 쓰는 등 독자적인 성취를 꿈꾸다가 온갖 시련 끝에 27세로 요절했다.

'난설헌집'도 허균이 가까스로 집성해 펴냈다.

▲최근 허난설헌을 새 여성상으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어 관심을 모은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역사 속 여성인물을 재조명해 여성주의를 새롭게 확립하기 위한 첫 시도로 9월 27.28일 서울과 강릉에서 '허난설헌 여성문화축제'를 연다고 한다.

조선조 여성 중 가장 독자적인 성취를 이뤘고, 남성 중심 체제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에 정면으로 저항한 인물이라는 것이 선정 이유다.

▲서울 남산의 김영춘 생가에서는 그를 재조명하는 토론회, 이미지 그리기, 편지 행사 등이 열리고, 강릉의 생가에선 '난설헌 문학캠프'가 진행된다.

한편 극단 '여인극장'은 이에 앞서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문예진흥원 소극장에서 허난설헌의 삶을 그린 연극 '반가워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를 공연한다.

이 사극은 그의 고뇌와 시련을 통해 직장과 가정에서 여전히 고통받는 여성의 삶을 반추, 새로운 여성상을 조명하려는 의도를 담은 모양이다.

▲사실 여성들의 약진은 날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어 그 사례를 굳이 들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심지어 멀리 내다보면 여성 중심 사회는 몰라도 가부장적 남성지배 체제는 역사의 유물로나 남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판이다.

아무튼 여성에 대한 편견이 밀려나고, 여성의 힘을 국가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게 할 길이 열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남녀 모두의 의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남성은 육체적인 힘을, 여성은 그 열등의식을 무기로 삼지 않아야 진정한 남녀평등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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