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8개에 불과하지만 이들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에게 논술고사는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수시의 논술고사는 정시 때와는 다소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지원할 대학의 출제 경향을 자세히 알아보고 그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논술고사 출제 형식은 고전 작품 중 일부를 제시문으로 주고 이와 관련된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논술하라는 종래의 방식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고전뿐만 아니라 신문기사나 칼럼 같은 시사성 있는 글, 영문 지문, 전공 관련 글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부터 차이가 난다.
독해력과 분석력, 종합적 판단 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다 수험생들로서는 문제 상황이나 논의의 초점에서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창의적인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도 따른다.
▲수시 출제 경향
최근 논술고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시사적 지식 외에 전공 관련 기초 지식을 가져야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점이다.
특히 자연계열에서는 수학이나 과학 과목에 대한 이해 없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출제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과 분석력, 비판적인 사고력,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점검하고 창의적.논리적인 전개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다른 특징은 영어 제시문의 비중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전체 제시문 분량의 30~50% 정도를 영어 지문에 할애하고 있다.
논술고사 응시를 위해 영어 독해 능력이 필수 요소가 된 것이다.
지난해 대학별 수시모집 논술고사 문제를 살펴보면 경희대의 경우 타임지에 실린 월드컵 관련 영문 기사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서 발췌한 글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민족주의와 세계 평화의 관계, 여기에 월드컵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고려대는 가치 체계로서 소비가 지닌 통제적 성격을 강조한 보드리야르의 글과 한국 사회의 계층별 소비 양식의 차별성을 보여 주는 수치, 대중 사회의 소비주의가 함축하는 자기 표현성과 시장적 자유를 지적한 영문 지문을 제시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인문계는 영문 학술 논문을 비롯한 세 글을 제시하고 과학적 진보가 반드시 '정의로운 사회' 구현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견해에 주목하면서 정보기술에 의해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차원의 가능성과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는 달에 최첨단 놀이동산 '달나라 토끼 동산'을 건설하고자 하는 상황을 주고 영문 지문 2개와 번지점프 작동 원리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번지점프' 건설에 대한 계획서를 구체적이며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중앙대는 계열별로 제시문의 내용 분석을 바탕으로 25~125자로 답하는 문제 3문항과 영어 지문 요약문제 2문항, 풀이 과정까지 제시하는 수학 등이 출제됐다.
▲대비 방법
수시 모집의 논술고사를 대비할 때 중요한 것은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지원할 대학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기출 문제를 찾아 풀어 보고 해설, 출제 방향이나 지침, 유의사항 등을 꼼꼼히 읽어둬야 한다.
여기에 맞춰 공부 방향과 방법, 범위 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응시할 계열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쌓아 두는 것도 중요하다.
인문 사회 계열의 경우 역사, 철학, 경제, 정치 등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 대한 교과 과정과 시사적 현안들을 정리해 두어야 하고 자연계열은 수학, 과학의 기본적 공식과 이론을 정확하게 알아둬야 한다.
영문 독해 대비 또한 필수적이다.
교과서나 수능시험 수준으로 준비해서는 곤란하다.
시사적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찾아 꾸준히 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시는 물론 모든 논술 시험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주어진 자료나 제시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요구에 맞는 자신의 견해를 설득력 있게 펼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나타내기 위해 정확한 표현 능력도 요구된다.
생각은 많은데 글쓰기가 되지 않는다는 수험생이 많은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가급적 자주, 많이 써 보는 것뿐이다.
문단 구성, 자연스러운 표현, 적절한 어휘, 시간 안배 등은 쓰는 연습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
수험생들로서는 우선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살펴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TV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객관적인 안목도 키워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문제도 있으므로 어떤 사건이 있다면 관련된 현상이나 비슷한 경우 등을 함께 정리해둬야 한다.
논술은 단기간에 몇몇 방법들을 암기한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야 실전에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논술문을 구성하고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수험생 자신이다.
물론 제시문과 논제에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기는 하지만 그 뼈대 위에 살을 입히고 몸을 키워 나가는 것은 자신의 몫인 것이다.
논술은 단기간 내에 암기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실전에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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