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KIST 어떤 모습일까-과학 응용·산업화 '종합 연구원'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온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이 노무현 대통령의 적극 지원 발언에 이어 지난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표결로 통과됨에 따라 향후 설립될 DKIST의 성격과 운영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DKIST의 설립과 관련된 어떤 공식적인 보고서도 아직까지는 없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지역 전문가들이 모여 활동해온 'DKIST 설립을 위한 연구모임'의 연구성과와 토론, 그리고 각계각층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대체적인 모습은 미리 그려볼 수 있다.

우선 연구원의 기본 성격은 과학기술분야의 '응용·산업화' 연구를 하는 '종합'연구원으로 대체적인 의견의 접근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초과학' '종합'연구원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기존 연구소들과 기능 중복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가 높고, 지역산업 구조의 첨단화와 동남권 R&DB(연구·개발 및 산업화) 허브를 지향하는 대구의 비전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타이완이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국립중앙연구소와 별도로 신주과학단지에 응용, 산업화 종합 연구기관인 ITRI(공업기술연구원)를 설립함으로써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라는 경제기적을 이룬 사례를 볼 때 응용 및 산업화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DKIST 설립의 정당성은 다시 한 번 강조된다.

각 지방에는 지역산업 특성에 맞는 '특화'된 연구소를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부 수도권 인사들의 주장 역시 '서울 중심주의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비판이다.

응용·산업화 연구분야에서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퓨전테크가 갖는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는 데 '지방은 특정분야만 연구하라'고 한다면 이는 '지방의 서울(수도권) 종속을 심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DKIST가 처음부터 타이완 신주의 ITRI(7개 연구소, 5개 연구센터, 연구원 6천700여명)처럼 대규모 연구원으로 시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2, 3개 중점분야를 중심으로 연구원을 운영하다가 산업계의 요구와 세계시장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연구소의 신설 및 기존 연구소의 폐지가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는 진화(evolution)형 연구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초기의 중점분야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할까. 윤대상 대구시 과학기술협력관은 "과기부, 산자부, 정통부는 각각 49개, 50개, 9개의 차세대 성장동력 항목을 제시했다"며 "3부처 모두가 중요하다고 인정한 SoC(시스템 온 칩), 디스플레이, 포스터-PC, 지능로봇을 비롯한 중복도가 높은 항목 중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초기 DKIST 운영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도 "최근 정부가 10대 차세대 국가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디지털TV(방송), 디스플레이, 지능형로봇, 미래형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콘텐츠 소프트웨어솔루션, 차세대 전지, 바이오신약(장기) 분야에 골고루 많이 쓰일 수 있는 핵심 부품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전문가는 "국가적 효율성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앞의 조건을 충족시키더라도 다른 곳에서 이미 시작한 항목을 제외한 신규 프로젝트를 찾는 것이 중앙정부 지원을 손쉽게 이끌어 내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DKIST는 또 타이완 신주의 ITRI처럼 기본적 연구기능 이외에도 지역 R&DB 네트워크의 허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대학 및 다른 연구기관의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른 정책적 수단도 가질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초 의도대로 설립, 운영된다면 DKIST는 산업화 지원센터와 자체는 물론 다른 연구기관에 대한 '평가'와 예산배분'기능을 통해 명실상부한 동남권 R&DB의 중심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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