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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북 선수들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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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북한 선수단이 1일 오전 8시쯤 선수촌을 떠났다.

그들이 묵었던 숙소에서는 쓰레기만 조금 나왔을 뿐 비교적 깨끗했다.

하지만 유독 31평형 아파트인 506호에만은 몇가지 물품들이 남아 있었다.

개회식 때 입도록 우리측이 제공했던 상의 5벌과 고려신덕 생수 20여 상자(각 12개 들이), 대회 조직위가 준 대회 참가 증서 수십개 등이 그것. 상의 5벌 중 3벌은 의자에 걸려 있었고 2벌은 옷장 속에서 발견됐다.

하의는 보이지 않았다.

참가 증서는 원탁형 테이블에 놓여 있었고 생수는 거실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른 숙소와 달리 왜 이곳에만 이런 물품들이 버려져 있었을까? 의도적으로 그랬을까, 아니면 별 생각 없이 그냥 놓친 것일까? 경제적으로 어려운 그들이 질 높은 옷을 왜 남기고 갔을까? 현장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506호를 누가 썼던지는 선수촌 관계자들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게 뭐 그리 대수로운 뉴스거리냐"고 기자들을 나무랐다.

자신들이 보기엔 출발 시간에 쫓기느라 흘리고 갔을 뿐임에 틀림없는데 웬 호들갑을 떠느냐는 얘기였다.

이들의 추정은 이랬다.

아무리 체제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폐회식을 끝내고 돌아 온 북한 선수들은 남한에서의 마지막 밤에 잠이 쉽사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밤새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남한에 와서 봤던 것들에 대해서도 조심조심 얘기를 나눴을 것이다.

밤새 뒤척일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은 잠을 설쳐 늦잠을 잤고 아침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는 사이 출발시간이 닥쳤을 것이다.

출발 버스 승차를 오전 7시30분까지 마쳐야 했으니 허둥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옷을 흘려 놓고 간 것도 그때문일 것이다….

애정을 갖고 하는 상상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난사고를 당했다가 구조돼 잘 대접 받고도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건너갈 때는 이쪽에서 준 옷들을 훌훌 벗어 던져버리고 악을 쓰면서 월북하는 모습을 보아 온 남쪽 사람들로서는 온갖 추리를 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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