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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수해지역 복구 2개월만에 또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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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게 좋아서 3년전 대구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2년 연속 태풍 피해를 당하니 농사짓고 싶은 생각마저 없어집니다". 지난해 태풍 '루사'때 집과 농경지 3천200평을 몽땅 잃고 컨테이너 생활 10개월 만에 어렵게 재개, 농사를 다시 시작한 문환백(35.김천시 구성면 미평3리)씨.

수마의 아픔을 딛고 농지를 복구하고 새 집을 지어 이사들어온 지 2개월여만에 태풍 '매미'가 강타, 다시 집이 침수되고 농경지를 몽땅 잃어버리고 말았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막막할뿐이다.

13일 새벽 마을앞 감천 제방 위로 물이 넘쳐 집과 농경지를 덮치는 바람에 자두.복숭아 등 과수 500여그루와 대파, 양파 모종 등 3천200평 농경지가 모두 매몰.유실됐다.

14일 안방까지 물이 찬 집안을 겨우 청소하고 뻘로 가득찬 농지를 살펴보려 했지만 트랙터며 경운기며 외상으로 구입한 농기계 5대마저 작동이 안돼 문씨 부부는 일손을 놓은 채 뻘로 뒤덮인 과수밭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작년엔 집까지 몽땅 유실되는 바람에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했습니다.

생후 두달된 둘째 원배(2)를 안고 구성면소재지 앞에서 컨테이너 생활로 10개월을 보내며 농사를 또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재해가 또 있겠나 싶어 복구를 하고 마음을 다잡고 더 정성들여 농사를 지었는데 결국 또...". 아내 김명숙(35)씨는 북받치는 설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양파 모종 값이며, 집 신축과 농지복구때 받은 대출금 4천만원 등 빚갚을 일이 그저 막막할 뿐이다.

"지난해 유실된 제방을 더 높이 쌓았어야 했습니다". 문씨 가족들은 농경지 바로 앞에 있는 구성직강보 확장공사 구간에도 토사와 돌을 하천바닥에 그대로 방치해 물흐름을 방해한 게 이번 수해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 같다며 하늘과 관계 당국, 시공업체를 원망하며 울음을 삼켰다.

14일 오후, "빚 갚을 길은 양파재배 밖에 없을 것 같다"며 "늦었지만 양파 모종을 다시 심자"고 모종을 사들고 아들 집을 찾은 노모와 물에 잠겨 작동이 안되는 농기계를 뚝딱거리는 문씨 가족의 모습들은 그저 안쓰럽기만 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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