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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지음/인디북 펴냄 '성녀와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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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사회 가치관의 충돌을 심도있게 그려온 '토지' 박경리의 초기 연애 소설 '성녀와 마녀'(인디북)가 발표된 지 43년 만에 재출간됐다.

성장기 박경리가 겪어야 했던 삶의 고통은 무척 컸다.

네 살 연상인 어머니와 결혼한 아버지는 유랑 생활을 자주 했고 이곳저곳에 다른 가정을 꾸렸다.

아버지는 타인보다 못한 적의로 어머니를 대했지만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기보다는 사랑했다.

박경리는 전통적인 가치관에 갇혀 살아간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기존의 관습, 남성우위적 세계관의 불합리함을 발견하고 일찍부터 여성 문제를 다루는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박경리의 초기 작품인 '성녀와 마녀'에는 사랑과 남성에 대한 불신, 여성에게 억압적인 현실에 대한 깊은 고뇌가 묻어나 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전통적인 가치관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형숙과 자신의 생각, 주체적인 삶은 포기한 채 사랑이나 관습에 얽매여 사는 하란. 박경리에게 성녀와 마녀의 구분은 모호한 것이며 일방적으로 여성에게 강요된 가부장적 사회적 가치관의 반영일 뿐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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