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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방재 설계강화 '헛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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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가 작년 태풍 '루사' 이후 홍수 및 도로유실에 대비한 설계기준을 상향조정할 것을 각 시.군에 지시했으나 예산 및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일반화되면서 태풍 위력이 더욱 거세지고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다.

때문에 재난방재를 위한 하천.도로 등의 설계기준과 홍수빈도 개념의 상향 조정 등 실제로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건설교통부는 태풍 '루사' 이후 하천 범람 및 교량유실이 발생치 않도록 하천의 제방 및 교량 높이, 도로 비탈면 경사기준 등의 강화를 골자로 하는 '설계기준 및 빈도 상향조정 지침'을 각 시.군에 내려보냈다.

강화된 기준에 따르면, 국가하천은 종전 100년이던 홍수 설계빈도를 200년 이상으로, 지방하천은 50년에서 100년, 도로 비탈면 경사도는 종전 73~55도에서 63~40도 등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설계빈도를 높여 항구개량식 복구공사를 하면 하천 폭이 넓어지고 제방고가 높아져 원상복구보다 10~30%의 예산이 추가 소요되지만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은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수해복구공사 예산은 국비 50%, 지방비 50%(시.도 25%, 시.군 25%) 방식으로 실시되는데, 재정이 열악한 시.군은 자체 부담분이 없어 설계빈도를 높인 항구개량식 공사는 엄두조차 못내는 형편이다.

때문에 건교부는 상향 설계빈도를 강제하지 못한 채 단지 권장만 하고 있다.

태풍 루사로 4천억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었던 김천의 경우 현재 감천의 설계빈도를 100년으로 높여 복구공사 중인데, 이같은 항구개량형 복구는 전국에서 처음 시도된다.

루사 때는 김천에 시우량 72.5㎜(홍수빈도 700년), 매미 때엔 50㎜(500년)의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피해를 냈다.

김천시 건설과 관계자는 "감천의 하천폭 확장에 따른 부지 매입비 230억원 확보조차 수차례 건교부를 방문하며 통사정해 받아냈다"며 "직지천을 비롯한 다른 지방하천 정비와 도로 비탈면 경사도 완화 등 항구적 재난방지가 필요한 곳이 많지만 엄두조차 못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종합건설사업소측은 "설계빈도 상향 조정은 현재 권장사항으로 시.군에 전달됐을 뿐 강제조항이 아니다"며 "이를 현실화하려면 국비지원 증액과 함께 과다설계를 감사에서 지적하지 않는 등 실무자들에게 업무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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