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디지털 영상 우제석 사장

'대구디지털영상'을 운영하는 우제석(33)씨는 '틈새시장'을 노려 창업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불모지였던 영상촬영편집업 분야를 스스로 개척, 월 1천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2000년 10월 자신의 집에서 창업했던 우씨는 6월엔 대구 이천동에 20평짜리 사무실도 냈다.

혼자 시작했지만 이젠 상근 직원만 4명. 월평균 매출도 3천만원을 넘기고 있다.

영상촬영편집업이란 결혼.돌잔치.회갑연 등 각종 이벤트 과정을 촬영, 독특하게 편집한 뒤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재구성해 CD, DVD, VHS 등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주는 것. 요즘은 가정에서 촬영된 6mm카메라 영상도 편집처리해주고 있다.

"제 결혼비디오를 보다가 이 아이템을 생각했습니다.

결혼식 전 과정을 그냥 촬영,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 재미없어서 2, 3번 이상 보기 힘들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저 비디오를 새롭게 편집, 색깔을 입혀보자고 생각했죠".

창업직전 때마침 대구시내 한 대학에서 '디지털영상편집'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강의를 듣고 각종 책을 보며 독학으로 기술을 익혔다.

관련 자격증도 3, 4개나 땄다.

"800만원을 들여 컴퓨터와 카메라, 편집시스템 등을 구비했습니다.

첫달에 겨우 50만원어치 일했습니다.

망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용기를 갖고 하니까 두달째엔 100만원, 4개월이 되니까 200만원을 넘기더군요".

지난해부터 사업이 완전히 본궤도에 올라섰다고 그는 말했다.

포털웨딩업체를 비롯해,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현재 우씨의 고객 비율은 80%가 웨딩업체 등 각종 이벤트 업자, 20%정도가 개인 손님이다.

납품 즉시 입금되는 형태여서 자금 회전도 빠르고 부가가치가 높아 마진율이 매출의 절반을 넘는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오늘의 우씨'를 믿지 못한다.

용접 기술자였던 우씨, 그리고 컴퓨터를 켤 줄도 몰랐던 컴맹 우씨가 어떻게 디지털영상편집 전문가가 됐느냐는 것.

"대구기능대학 용접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부터 제조업체에서 용접기술자로 일했습니다.

1996년 당시 월급이 평균 130만원이었는데 결혼을 하고 보니 이대로는 못살겠다 싶더군요. 결혼하면서 빚까지 졌습니다.

상상이 어렵겠지만 한 때는 빚때문에 쌀이 떨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돌파구는 오직 창업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1998년 여름 사표를 던졌다.

친지가 있는 일본에 갈 결심을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막상 외국에 막상 가려니 덜컥 겁이 났다.

"동서가 컴퓨터 회사에 다녔는데 조립 컴퓨터 판매가 유망할 것 같아 동업을 했습니다.

회사 다닐 때 컴퓨터를 몰라 애를 먹었는데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배우게 됐습니다".

조립컴퓨터 판매를 통해 월 200만원 안팎을 벌었다.

개업 1년여 만에 매출이 줄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1999년 게임방을 냈다.

게임방도 1년여 만에 과열 경쟁이 찾아오면서 수입이 줄어들었다.

"게임방을 운영하면서 새 아이템을 찾아 나섰습니다.

결국 영상편집을 골랐죠. 당시 이미 영상시대가 오고 있었으니 되겠다 싶었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했다.

영상편집업 창업에서는 선두주자였으니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가격을 매기는 것도 힘들었다.

얼마를 받아야할지 우씨 자신도 몰랐다.

"아날로그 편집과는 분명히 품질이 다른데 고객들이 인식을 못하니 답답했죠. 창업 초기 매출이 오르지 않은 이유죠. 초기엔 마음먹은 대로 안되니까 답답하데요. 직장생활 당시 입사동기들은 이미 팀장을 달고 월급도 올랐는데 사표 쓴 것을 후회도 했습니다".

걱정은 잠시. 독특한 영상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는데다 가정에 6mm카메라를 갖추지 않은 곳까지 드물어지면서 우씨의 사업은 급성장했다.

지금은 경쟁업체까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 등과 연계, 가정용 6mm카메라 편집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필름 맡기듯이 슈퍼마켓에 맡기면 저희가 편집을 해주는거죠. 6mm는 편집기능이 없어 찍은 것을 보기가 힘들거든요. 6mm편집이 저희 회사의 주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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